홈플러스 청산 기로…입점 매장은 뭔 죄?

[이슈진단+] 입점 프랜차이즈·대형 브랜드 영향 불가피...점주도 피해

유통입력 :2026/07/06 17:17    수정: 2026/07/06 17:31

김민아, 류승현 기자

홈플러스가 청산 기로에 놓이면서 매장 안에 둥지를 튼 입점 브랜드들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당장은 회생절차 재개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점포 폐점이 현실화할 경우 전국 단위 프랜차이즈와 대형 브랜드까지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운영 형태에 따라 부담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직영점은 본사가 임대차 계약과 점포 이전 문제를 직접 해결해야 하는 반면, 가맹점은 점주가 새 영업지를 찾거나 폐점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직영점은 본사 부담…다이소·올리브영도 촉각

6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이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하면서 홈플러스에는 약 2주의 즉시항고 기간이 남아 있다. 이 기간 안에 2000억원 규모 긴급운영자금을 확보할 경우 재판부가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취소할 가능성은 열려있다. 

홈플러스 월드컵점 내 다이소. (사진=지디넷코리아)

하지만 홈플러스 최대 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자금 투입 방식을 두고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2주 내로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에서는 홈플러스 청산 이후 입점 브랜드들의 대응 방안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홈플러스에는 수많은 소상공인 매장뿐 아니라 전국 단위 프랜차이즈와 대형 브랜드도 다수 입점해 있다.

특히 직영점 비중이 높은 브랜드들은 임대차 계약과 보증금 문제, 점포 이전 등을 본사가 직접 책임져야 하는 만큼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인 곳이 다이소다. 다이소는 현재 전국 홈플러스 41개 점포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모두 직영점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CJ올리브영 역시 홈플러스 20여 개 점포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직영점이다.

다만 아직 즉시항고 기간이 남아 있는 만큼 이들 기업은 당장 점포 이전이나 폐점을 결정하기보다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이소 관계자는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바는 없으며,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J올리브영 관계자도 “매장별로 남은 계약 기간이 달라 이에 따라 폐점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며 “만일 문을 닫을 경우 고용 유지 차원에서 직원들을 다른 매장으로 발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홈플러스 폐점이 직영 중심의 대형 브랜드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판매 채널이 다양해진 데다 최근에는 복합쇼핑몰과 아울렛 등에서 오히려 다이소와 올리브영을 먼저 유치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판매 루트가 다양해지면서 대형 복합쇼핑몰이나 아울렛 등에서는 다이소나 올리브영에 먼저 입점을 제안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홈플러스 점포가 줄더라도 다른 유통채널로 대체할 수 있어 전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보증금보다 큰 변수는 이전 비용·매출 공백

롯데리아, 배스킨라빈스, 이디야커피 등 프랜차이즈들도 점포별 운영 현황을 다시 살피고 있다. 

홈플러스 월드컵점 내 이디야커피. (사진=지디넷코리아)

이들은 홈플러스 일부 점포에 매장을 두고 있지만, 직영점과 가맹점이 섞여 있어 향후 폐점이 현실화할 경우 피해 양상도 달라질 수 있다. 직영점은 본사가 직접 대응해야 하지만, 가맹점은 점주가 영업 지속 여부와 이전 문제를 함께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는 현재 홈플러스 입점 매장 수와 가맹·직영 여부를 확인 중이다. 홈플러스 사태가 장기화하는 과정에서 이미 철수했거나 계약 상황이 달라진 점포가 있는 만큼, 점포별 현황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디야커피도 홈플러스 월드컵점과 합정점 등 일부 점포에 매장을 두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홈플러스 입점 매장은 대부분 가맹점으로 알고 있다”면서 “본사도 점주들과 소통하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검토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문제는 가맹점 이전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마트가 폐점하면 입점 매장도 같은 공간에서 영업을 이어가기 어렵지만, 일반 로드숍과 달리 특수 매장 성격이 강해 인근 상권으로 옮기는 것도 쉽지 않다. 이미 주변에 같은 브랜드 매장이 있는 경우가 많아 영업지역 중복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가맹점주 단체 관계자는 “홈플러스 같은 특수매장은 일반적인 영업지역과 다르게 보는 경우가 많다”며 “그 정도 규모의 브랜드라면 인근에 이미 같은 브랜드 매장이 영업 중일 가능성도 있어 가까운 곳으로 이전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전이 가능하더라도 새 점포를 찾고 임대차 계약을 맺은 뒤 인테리어 공사와 인허가 절차를 거치려면 일정 기간 영업을 멈출 수밖에 없다. 이 기간 발생하는 매출 손실과 인건비, 재고 폐기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도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본사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을 찾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방안은 없다"면서 “홈플러스 문제로 발생한 손실을 본사가 전부 보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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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당장 보증금 회수 문제보다 영업 지속 여부와 이전 가능성이 더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입점업계 관계자는 “매장이 문을 닫으면 그동안 빠지는 매출은 곧바로 점주 부담으로 돌아온다”며 “홈플러스 사태가 장기화할수록 입점업체들의 불확실성도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