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망막대체 투명전극 개발…"10년내 인공눈 나올수도"

성혜정 선임 "안보여도 대부분 환자 뇌 시각 중추 살아있어"

과학입력 :2026/06/30 12:00

사람의 눈은 물체에서 반사된 빛을 망막에서 전기신호로 변환, 뇌가 이를 인식하는 과정을 거쳐 사물을 보기 때문에 망막이 손상되면 사물을 볼 수 없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이를 인공적으로 대체할 신기술 개발의 첫발을 내디뎠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뇌융합연구단 성혜정 선임연구원과 임매순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빛 자극으로 발생한 신경신호를 기록할 수 있는 초박막 투명 신경전극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KIST 연구진. 왼쪽부터 임매순 책임연구원, 성혜정 선임연구원(이상 교신저자), 문태진 박사후연구원, 김민주 및 김채성 학생연구원.(이상 제1저자)(사진=KIST)

연구팀은 망막 손상으로 시력을 잃은 환자들도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뇌의 시각중추는 정상이라는 점을 이 기술 개발의 핵심 근거로 제시했다. 이는 최근 시각복원 기술로 주목받는 광유전학 기술이지만, 여기엔 문제가 있다. 신경 신호를 측정할 때 기존 금속 전극은 빛 투과를 막거나, 통과시켜도 강한 전기 잡음이 발생하는 것.

연구팀은 이를 머리카락 두께의 15분의 1인 투명전극으로 해결했다. 기상 증착 공정(iCVD)으로 합성한 특수 고분자 코팅(pDMAMS) 위에 금 박막 10nm를 쌓아, 빛의 65% 이상을 통과시키면서도 전기 성능이 우수한 초박막 투명 전극을 개발했다.

고분자의 아민 작용기가 금 원자와 화학적으로 결합해 금이 뭉치지 않고 균일하게 펴지도록 유도하는 것이 핵심 원리다. 전극은 5μm 이하 두께로 뇌 표면에 밀착되며, 빛에 의한 전기 잡음을 기존 전극 대비 최대 74% 줄이고, 2만 번의 반복 변형 후에도 성능을 유지했다.

연구팀은 실명 마우스 뇌 표면에 이 전극을 올리고 파란빛 기반 광유전학 기술로 신경세포를 자극하자, 정상 시각 마우스의 뇌 신호와 78% 일치하는 인공시각 신경신호가 세계 최초로 생성됐다.

성혜정 선임연구원은 전화통화에서 "뇌의 시각 중추를 빛으로 자극해 '실제 보는 것'에 가까운 반응을 유도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라며 "빛 신호를 읽는 정도여서, 사람이 사물을 보는 것과 같은 수준은 결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투명 전극 실물 모습(왼쪽)과 기존 금속 신경 전극과 초박막 투명 신경 전극을 뇌 표면에 올려둔 비교 사진 (가운데), 그리고 표지 논문 이미지(오른쪽).(그림=KIST)

상용화와 관련해서 성 선임은 "인공 눈이 5~10년이면 나올 것으로 예상은 하지만, 장담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대면적 제작이 가능하고, 특허를 출원중이다. 손잡고 연구를 함께할 수요기업을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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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선임은 또 "같은 원리를 청각·촉각 담당 뇌 부위에 적용하면 청각 장애 치료와 촉각 복원 기술로 확장될 수 있다"며 "뇌 신호를 읽고 자극을 스스로 조절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의 핵심 부품으로도 활용이 기대된다"고 부연설명했다.

연구 성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트 펑셔널 머티어리얼스'(IF 19.0, JCR 상위 4.5%) 최신 호에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