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지금] "AI가 한 말도 구글 책임"…독일 법원 판결에 빅테크 긴장

AI 검색 허위 답변에 플랫폼 책임 인정…검색형 AI 서비스 책임 논의 확산될 듯

컴퓨팅입력 :2026/06/11 11:25

구글이 검색 결과 상단에 띄우는 인공지능(AI) 답변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독일 법원 판단이 나왔다. AI가 웹사이트 링크를 나열하는 수준을 넘어 직접 답변을 생성하는 구조로 바뀌면서 검색형 AI 서비스 전반의 책임 논의가 커질 전망이다.

11일 디인포메이션, 더디코더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독일 뮌헨 지방법원은 최근 구글 AI 오버뷰가 만든 허위 답변과 관련해 구글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의 예비 판결을 내렸다. AI 오버뷰는 구글 검색 결과 상단에서 AI가 웹상 정보를 요약해 답변 형태로 보여주는 기능이다.

이번 소송은 독일 뮌헨 소재 출판사 두 곳이 구글 AI 오버뷰 답변으로 인해 사기, 구독 함정, 불공정 영업 관행과 관련 있는 업체처럼 묘사됐다며 제기했다. 더디코더 등 외신은 해당 기업명을 공개하지 않았다.

(제작=챗GPT)

법원은 문제의 AI 답변이 외부 웹페이지 내용을 단순히 전달한 것이 아니라 구글 AI 도구가 생성한 독자적 문장에 해당한다고 봤다. 구글이 기존 검색엔진처럼 외부 링크를 배열한 데 그친 것이 아니라 여러 정보를 엮어 새로운 문장으로 답변을 구성했다는 점을 판단 근거로 삼았다.

구글은 이용자가 AI 오버뷰에 표시된 링크를 통해 원문을 확인할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법원은 AI 오버뷰가 검색 결과를 빠르게 요약해 답변하는 기능이라는 점을 들어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용자에게 모든 링크 확인을 요구하면 AI 오버뷰의 서비스 취지가 약해진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판단은 기존 검색엔진의 면책 논리를 AI 검색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전통적인 검색엔진은 외부 웹페이지 링크를 배열해 보여주는 중개자 성격이 강해 모든 링크 내용을 사전에 확인할 의무가 제한적으로 인정돼 왔다.

그러나 AI 검색은 여러 출처를 묶어 하나의 답변을 생성한다. 이 탓에 출처에 없는 내용이 만들어지거나 특정 기업·개인을 부정확하게 묘사할 경우 플랫폼이 단순 전달자 지위를 주장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구글이 검색 결과에서 AI 요약 답변 노출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판단은 AI 검색 서비스 운영 방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구글은 최근 검색 결과 상단에 AI 요약 답변을 배치하는 데 이어 후속 질문을 이어갈 수 있는 AI 모드를 확대하고 있다. 또 이용자가 여러 웹사이트를 직접 비교하기보다 AI가 정리한 답변을 먼저 접하는 구조가 강화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구글뿐 아니라 검색형 AI 서비스를 키우는 빅테크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퍼플렉시티 등은 AI가 웹 정보를 바탕으로 답변을 생성하는 검색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AI가 직접 답변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늘어날수록 오류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둘러싼 분쟁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생성형 AI의 고질적 한계로 꼽히는 환각 현상도 법적 리스크로 부상했다. AI는 실제 출처에 없는 내용을 그럴듯한 문장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 서비스 사업자들은 그동안 부정확한 답변 가능성을 고지하거나 출처 링크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위험을 줄여 왔다. 하지만 이번 독일 법원 판단은 이 같은 방식만으로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됐다.

고객 상담 챗봇, 업무 자동화 도구, AI 에이전트 등 기업용 AI 서비스도 이용자 질문에 맞춰 답변을 생성한다는 점에서 관련 업체들도 이번 일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답변 오류가 거래나 계약 판단에 영향을 미칠 경우 서비스 제공자의 검증·관리 의무가 쟁점이 될 수 있어서다.

콘텐츠 사업자와 언론사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AI 검색은 웹사이트와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답변을 구성하지만 이용자가 원문을 클릭하지 않도록 만든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또 AI 답변이 원문에 없는 내용을 포함하거나 취지를 왜곡할 경우 콘텐츠 활용 논란에 오류 책임 문제까지 더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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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번 판단은 예비 판결인 만큼 최종 법리로 굳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소송의 성격과 관할 법제에 따라 플랫폼 책임 범위도 달라질 수 있다. 또 법원이 AI 오버뷰를 단순 검색 결과가 아닌 구글이 생성한 답변에 가깝게 봤다는 점은 향후 유사 분쟁에서 참고될 여지가 있다.

구글도 이번 결정이 최종 판단은 아니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구글은 디인포메이션에 AI 오버뷰 품질 개선에 투자하고 있으며 압도적 다수의 답변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설계돼 있다고 밝혔다. 또 이번 결정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AI 오버뷰가 일부 잘못된 답변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업계 관계자는 "AI 검색은 기존 검색엔진보다 플랫폼의 개입 정도가 큰 만큼 허위 답변이 나왔을 때 책임 논리도 달라질 수 있다"며 "출처에 없는 내용이 AI 답변으로 제시될 경우 삭제나 정정, 재발 방지 요구를 둘러싼 분쟁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