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인재상 바뀐다…"딴짓 경험이 경쟁력"

조여준 더벤처스 CIO "기록된 딴짓은 자산"

취업/HR/교육입력 :2026/05/07 11:19    수정: 2026/05/07 11:30

인공지능(AI)이 반복 업무와 분석 영역을 빠르게 대체하는 가운데, ‘딴짓’을 허용하는 조직문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본업과 무관해 보이는 딴짓이 오히려 인간만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여준 더벤처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7일 서울 강남구 슈피겐홀에서 열린 ‘HR테크 리더스 데이 시즌5’에서 “인간의 능력을 여섯 단계로 나눈 ‘블룸의 6단계’ 중 기억과 분석 영역은 이미 AI가 상당 부분 대체했다”며 “반면 평가와 창의 영역은 AI가 완전히 대체하기 어려운 인간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그는 AI 시대에 인간의 경쟁력을 ‘자연산’으로 정의했다. AI가 기존 데이터와 연결고리를 빠르게 이어주는 영역에는 강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길을 새롭게 만드는 영역에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조여준 더벤처스 최고투자책임자가 7일 서울 강남구 슈피겐홀에서 열린 ‘HR테크 리더스 데이 시즌5’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조 CIO는 “이런 자연산은 곧 ‘딴짓’이라고 생각한다”며 “딴짓은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하고 싶어서 한 것들로 KPI에 없고 이력서에 쓰지 않으며 혼나는 것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역사적 혁신 상당수가 이런 영역에서 나왔다”고 주장했다.

대표 사례로 토머스 에디슨, 스티브 잡스 등을 언급했다. 에디슨은 어린 시절 엉뚱한 실험을 반복하며 3500권의 실험 노트를 남겼고 잡스는 대학 중퇴 후 배운 캘리그래피 경험을 훗날 애플 폰트 디자인에 접목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모든 딴짓이 의미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유튜브 시청이나 무한 스크롤 등은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소음’에 불과하지만, 메모·사진·글·스케치처럼 기록으로 남는 행동은 자산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조 CIO는 “기록되지 않은 딴짓은 소음이지만 기록된 딴짓은 자산이 된다”며 “점처럼 흩어진 경험들이 쌓이면서 새로운 연결과 창의성이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HR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펙과 직무 경험 중심 채용보다 ‘비공식 프로젝트’나 실패 가능성을 알면서도 끝까지 시도한 경험 등을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조여준 더벤처스 최고투자책임자가 7일 서울 강남구 슈피겐홀에서 열린 ‘HR테크 리더스 데이 시즌5’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예를 들어 면접에서 ‘실패할 줄 알면서도 끝까지 해본 가장 비효율적인 일이 무엇인가’를 묻거나, ‘업무 외에 몰입한 것에 대한 기록’ 등을 묻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조 CIO는 “조직문화 측면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며 “딴짓을 하는 사람이 원래 특별한 것이 아니라 딴짓이 허용되는 환경에 있었던 사람이 특별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를 위해 회사가 AI툴뿐 아니라 메모툴에 대한 비용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회의 시간에 딴 생각을 공식적으로 허용하고 회의 없는 시간을 보장해 무의식이 작동할 공간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여기에 다양한 부서 간 교류를 확대해 구성원들이 충분히 사유하고 새로운 연결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핵심은 조직이 강요하지 않고 환경만 만들어 주는 것”이라며 “AI 구독료로 대체 가능한 인재보다 대체 불가능한 자연산 경험을 가진 사람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