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유출될라"…경제계, 국가연구데이터법 수정 촉구

경제6단체 "기업 생산 국가 R&D 데이터, 등록·공개 대상서 제외해야"

디지털경제입력 :2026/01/27 15:32

경제6단체가 정부 지원이 투입된 국가 연구개발(R&D) 과제 연구데이터 등록·공개를 의무화하는 ‘국가연구데이터 관리 및 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안’에 대해 기업 수행 과제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고 국회와 정부에 촉구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제인협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27일 해당 법안에 대한 건의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는 복기왕·박충권·황정아 의원안 등 3개 법안이 계류 중이며, 지난 11월 28일 과방위 소위에서는 이를 통합한 제정안이 논의됐다. 제정안에는 정부 지원 비중이 50% 이상인 기업 수행 R&D 과제의 연구데이터를 통합 플랫폼에 등록·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연구데이터는 최종 결과뿐 아니라 실험·관찰·조사·분석 등 연구 수행 과정의 중간 결과물까지 포함한다.

사진 왼쪽부터 김춘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1본부장, 오기웅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이인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부회장,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박양균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정책본부장, 김준만 코스닥협회 전무 (사진=한경협)

경제계는 법 취지는 공감하지만, 기업 R&D 데이터 공개가 핵심기술의 해외 유출과 사업화 기회 축소로 이어질 수 있어 기업들의 국가 R&D 참여를 위축시키고 장기적으로 국가 산업경쟁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산업기술 해외 유출(검찰 송치 기준)은 2021년 9건에서 최근 33건으로 증가하는 등 유출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또 연구데이터 공개 예외 대상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더라도, 신기술·신소재·공정 개선 등 기업 R&D 특성상 예외 범위를 사전에 규정하기 어렵고, 연구 결과 중 영업비밀만 명확히 분리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경제계는 미국·EU·일본의 경우 공개 대상이 학술 출판물 중심이거나 상업적 활용 및 연구책임자 판단에 따라 비공개가 가능하고, 운영기관 규정 등 유연한 정책수단을 활용한다며 국내 입법안이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대한상의가 참여 경험이 있는 294개사를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79.6%는 국가 R&D 과제 수행 과정에 유출 시 피해가 우려되는 중요 정보가 포함돼 있다고 답했다. 공개 의무화 시 향후 국가 R&D 참여 의향을 묻자 65.7%는 '참여하되 축소', 2.0%는 '불참'이라고 답했다. 가장 큰 우려는 '기술정보 및 영업비밀 노출(57.2%)'이었고, 해외 유출 위험(38.9%), 특허권 확보 어려움(34.5%) 등도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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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6단체는 기업이 수행한 국가 R&D 과제 연구데이터를 원칙적으로 공개·등록 의무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불가피하다면 기업이 자발적으로 동의한 데이터에 한해 공개하는 방식으로 전환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AI 시대에 데이터 축적 및 활용은 중요한 의제지만 기업 R&D 데이터의 경쟁자산적 성격을 고려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며 “국가 연구개발과제 참여를 통한 기술혁신과 국가 산업 경쟁력 제고라는 정책 목표가 훼손되지 않도록 공공 R&D로 생산된 연구데이터 수집 및 공개 의무화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