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지금] 구글 추격도 힘든데…'코드레드' 오픈AI, 챗GPT 오류에 난감

안드로이드서 전방위 오류…잦은 장애 속 경쟁사 움직임에 내부 위기감 ↑

컴퓨팅입력 :2025/12/11 12:25    수정: 2025/12/11 13:11

제미나이를 앞세운 구글의 맹추격에 중대경보(코드레드)를 내린 오픈AI가 또 다시 비상상황에 직면했다. 자사 인공지능(AI) 챗봇 챗GPT가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오류가 또 발생한 탓이다.

오픈AI는 10일 오후 2시 41분(미국 서부시간 기준)부터 3시 27분까지 약 46분간 안드로이드 기기 이용자를 중심으로 오류 발생율이 증가했다고 공지했다.

이번 오류는 단순 로그인뿐 아니라 대화, GPT 호출, 검색, 파일 업로드 등 총 13개 기능에서 감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고객이 많이 쓰는 API 호출, 연구용 기능인 딥리서치, 신규 서비스인 에이전트 기능 일부 역시 영향을 받았다.

오픈AI는 문제 발생 약 30분 후인 오후 3시 15분께 긴급 조치 적용을 마쳤다. 또 10여 분간의 추가 모니터링을 거쳐 모든 기능이 정상화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장애 원인에 대해서는 별도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샘 알트먼 오픈AI CEO (사진=씨넷)

챗GPT가 장애를 일으킨 것은 이번뿐만 아니다. 지난 11월 18일에는 웹 인프라 제공업체 클라우드플레어(Cloudflare)의 네트워크 장애 여파로 접속이 한동안 막힌 바 있다. 또 6월 19일, 7월 여러 차례, 9월 3일 등 올해에만 최소 5회 이상 오류가 보고됐다. 특히 지난 6월에는 전 세계적인 장애에 대해 사과하며 챗GPT 플러스, 프로, 팀 등을 이용 중인 유료 구독자들에게 보상안을 제공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최근 구글의 매서운 추격 속에 잦은 챗GPT 장애까지 발생하자 오픈AI가 직면한 위기감이 더욱 부각됐다고 분석했다. 

실제 구글은 최근 '제미나이3 프로'를 출시한 후 높은 성능과 '나노바나나 프로' 등의 이미지 생성·편집 기능을 앞세워 이용자 수를 빠르게 늘려 나가고 있다. 반면 오픈AI는 챗GPT 이용자 수 감소세로 속앓이를 하고 있는 상태다. 

이는 수치로도 증명됐다. 시장조사업체 시밀러웹의 집계에 따르면 1년 전만 해도 87%에 달했던 챗GPT의 생성AI 트래픽 점유율은 12월 초 71.3%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제미나이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5.7%에서 약 3배로 늘어나 15.1%를 기록했다.

이 탓에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사내에 중대경보 상황임을 선언하면서 다른 업무를 일단 접고 챗GPT 모델 개선에 집중하라고 주문했다. 또 사내에 공개한 메모에서 곧 출시될 새 추론 모델이 내부 평가에서 제미나이3 프로를 앞서고 있다고 강조하며 분위기를 다잡는 모습을 보였다. 오픈AI는 이달 말 'GPT-5.2'를 선보일 예정으로, 구글의 움직임을 의식해 발표 시기를 조금 더 앞당길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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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챗GPT 장애 문제로 알트먼 CEO의 계획은 다소 틀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모델 경쟁의 핵심이 성능 못지 않게 서비스 신뢰성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챗GPT'의 잦은 장애가 이용자 이탈 가능성을 높이는 위험 요소가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오픈AI의 독주 체제였지만, 지금은 그 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내부적으로 명백해진 듯 하다"며 "성능 비교 지표에서 구글에 밀리는 흐름을 끊기 위해 오픈AI가 대응에 나서려던 순간 이 같은 장애가 또 발생했다는 점에서 사용자 충성도를 더 약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