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건강] 한의원에서 아픈곳 반대편에 침놓는 이유

거자침법, 통증 완화·기능 개선 효과 입증돼

헬스케어입력 :2025/12/10 11:03    수정: 2025/12/10 11:14

근골격계 통증 환자에게 통증 부위의 반대쪽에 침을 놓는 ‘거자(巨刺) 침법’이 통증 감소와 관절 기능 개선에 효과적이란 연구 결과가 확인됐다.

강동경희대병원 침구과 백용현·박연철·이동민 교수팀과 현동한의원 박신우·김윤아·김공빈 한의사팀은 공동연구를 통해 편측 근골격계 통증 환자 109명의 진료 기록을 후향적 분석했다.

공동연구팀은 한의학적 진단 요소인 ‘맥 강도 차이’에 주목했다. 이는 양쪽 손목의 맥을 짚어 왼쪽과 오른쪽 맥의 힘이 얼마나 다른지를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한의학에서는 신체의 불균형이나 증상의 편향을 반영하는 지표로 사용됐다.

의료진이 허리디스크 침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제공=자생한방병원)

연구팀은 이 전통적 진단 개념이 실제 임상 효과와도 연관되는지를 확인코자 거자침법 치료 후 환자들의 통증과 기능 변화를 맥 강도 차이 유무에 따라 비교했다.

그 결과, 맥 강도 차이가 뚜렷한 환자군은 차이가 없는 환자군보다 통증 감소 폭이 2배가량 크게 나타났다. 어깨와 팔 통증 환자의 경우에는 맥 강도 차이가 있는 환자군은 통증이 평균 54.7% 감소했다. 이는 차이가 없는 환자군의 31.3% 감소보다 개선을 보인 것.

무릎과 다리 통증 환자에서도 맥 강도 차이가 있는 환자군은 56.3%, 차이가 없는 환자군은 29.5% 등으로 개선됐다.

또 관절 움직임 제한이 있었던 22명 가운데 맥 강도 차이가 있는 군 87.5%에서 관절 가동 범위가 개선됐다. 반면, 차이가 없는 군에서는 16.7%만 기능이 호전됐다.

박연철 교수는 “연구는 ‘황제내경’과 ‘동의보감’에 기록된 거자 침법의 임상적 의의를 환자 데이터를 통해 검토한 첫 연구”라며 “맥 강도 차이가 거자침법의 치료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객관적 지표로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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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용현 교수도 “맥 강도 차이는 한의학에서 오랜 기간 환자의 신체 불균형 상태를 파악하는 진단 요소였다”라며 “거자 침법은 시술 위험이 낮고 여러 근골격계 질환 치료와 병행하기 좋아 환자별 맞춤 통증 치료 전략 확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Pain Research’ 최신 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