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K-water·대표 윤석대)는 SK하이닉스(대표 곽노정)와 협력해 국내 기술로 생산된 초순수를 공급, 반도체 산업의 핵심 인프라 자립 기반을 본격적으로 구축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그간 미국·일본 등 해외기업이 주도해 온 국내 초순수 시장에 국내기업이 새롭게 진입하는 첫 사례로, 초순수 기술 자립을 위한 정부와 공공부문의 노력을 입증한 성과다.
수자원공사는 2023년 SK하이닉스와 ‘초순수 국산화 및 민간 물공급 지원을 위한 상생협력 협약(MOU)’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해 기본협약을 통해 단계적 사업 확대 방안을 마련했다. 이후 지난 3월 ‘SK하이닉스 M15X 초순수 시설 운영관리 사업 실시협약’을 체결하며 국내기업 최초로 초순수 운영사업에 진출했다.

M15X는 본격적인 인공지능(AI) 전환 시대를 맞아 급증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SK하이닉스가 충북 청주에 건설 중인 신규 D램 공장이다. 수자원공사는 이 공장의 초순수 공급 시설 운영·품질관리·설비점검·리스크 대응 등을 담당한다.
수자원공사는 인력 투입과 시설 점검을 마치고 지난 8월부터 시운전에 돌입했으며, M15X 가동 시기에 맞춰 11월부터 초순수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정부가 2020년부터 추진해 온 ‘고순도 공업용수 국산화 기술개발’ 국가 연구개발과제(R&D) 성과를 상용화하는 첫 사례다.
정부는 2021년 수립한 ‘K-반도체 전략’에 초순수 자립화를 포함했고, 수자원공사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과제 전담 기관으로 참여해 설계·시공·운영 기술 100%, 핵심 장비 70% 국산화를 달성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국산 초순수를 SK실트론 구미 2공장 반도체 웨이퍼 양산에 적용하면서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했다.
수자원공사는 이번 사업을 시작으로 앞으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까지 사업을 확대해 원수·정수·초순수·재이용수에 이르는 다양한 물공급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하천이나 댐·호소 등에서 취수한 원수를 공업용수 수준으로 가공한 정수, 그리고 반도체 공정에 적합한 초순수로 다시 재가공하는 단계에서 나아가 발생하는 하수나 폐수를 재처리해 활용하며 물 자원 효율성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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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나 무역 갈등 등 외부 리스크 속에도 안정적인 용수공급을 보장해 반도체 산업이 ‘물 걱정 없는 생산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윤석대 수자원공사 사장은 “글로벌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기술 주권이 국가안보까지 좌우하는 지금, 첨단산업을 움직이는 핵심 자원인 초순수의 국산 기술 상용화는 의미 있는 성과”라며 “우리 기업이 첨단산업 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갈 수 있게 정부와 민간과 협력헤 초순수 생태계를 강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대한민국 AI 3대 강국 실현을 위한 물길을 넓혀 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