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왕국' 아이슬란드서도 모기 출현…"남극만 남았다"

'지구 온난화'로 서식지 계속 확대…북극 추위도 방어막 못돼

과학입력 :2025/10/22 16:25    수정: 2025/10/22 16:25

지구상에서 모기가 없는 마지막 지역 중 하나였던 아이슬란드에서 모기가 발견돼 화제가 되고 있다고 기즈모도, 라이브사이언스 등 외신들이 최근 보도했다.

최근 곤충 애호가 비외른 얄타손은 키요시 섬 키다펠에 있는 자신의 정원에서 수컷 모기 한 마리와 암컷 두 마리를 발견하고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그는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건 내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이라는 걸 바로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쿨리세타 아눌라타 종의 모기. 모기가 없다고 알려져 있던 아이슬란드에서 모기가 발견돼 주목되고 있다. (사진=위키피디아)

얄타손는 이 모기들을 채집해 아이슬란드 자연사 연구소 곤충학자 마티아스 알프레드손에게 보냈다. 분석 결과 이 모기는 유럽, 중앙아시아, 북아프리카가 원산지인 ‘쿨리세타 아눌라타(Culiseta annulata)’ 종으로 확인됐다. 

그 동안 아이슬란드와 남극 대륙만이 지구상에서 모기가 서식하지 않는 곳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사례로 이제 남극 대륙만이 모기가 없는 마지막 지역으로 남게 됐다.

아이슬란드 북부 도시 아쿠레이리의 모습 (사진=위키피디아)

이 모기가 아이슬란드에 영구적으로 정착했는지 여부는 아직 확실하지 않으나,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로 내한성이 강한 일부 종이 아이슬란드에서도 생존할 수 있을 것으로 오래 전부터 예측해왔다. 북극권의 추위가 더 이상 완벽한 방벽이 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아이슬란드의 습지, 연못, 늪지 등은 모기에게 이상적인 번식 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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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타손은 이번에 발견된 모기들이 “선박이나 컨테이너를 통해 최근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지만, 봄철 추가 관찰을 통해 확산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후 변화로 인해 아이슬란드의 여름이 길어지고 겨울이 온화해지면서 모기 서식에 유리한조건이 형성된 것은 사실이지만, 단순히 기후 때문은 아니라고 내다봤다. 그는 해당 종이 추운 기후에 잘 적응돼 있어 혹한의 겨울을 견뎌낼 수 있고, 다양한 번식 서식지를 활용할 수 있는 생태적 유연성 덕분에 아이슬란드에서도 생존할 수 있었을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