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는 네덜란드 정부가 중국 자본이 소유한 반도체 기업 넥스페리아(Nexperia)의 경영에 직접 개입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현지시간 13일 보도했다.
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민간 반도체 기업에 개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유럽 내 기술주권 강화 움직임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네덜란드 정부는 ‘재화 이용 가능성 법’을 근거로, 넥스페리아의 중국 모회사 윙테크 테크놀로지(Wingtech Technology)로 핵심 기술이 이전될 가능성을 우려해 개입을 결정했다.

이번 조치로 정부는 회사의 소유권을 직접 인수하지는 않지만, 국가 안보나 경제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경영 판단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거나 무효화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됐다.
로이터는 네덜란드 정부가 해당 법을 발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는 “외국 자본의 기술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한 상징적 조치”라고 전했다.
넥스페리아·윙테크 “지나친 정부 개입” 반발
이에 윙테크 측은 “지정학적 편향에 따른 과도한 개입”이라며 반발했다.
이와 관련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상업법원은 지난 1일 장쉐정 윙테크 CEO를 넥스페리아 이사직에서 정지시키고, 네덜란드인 귀도 디에릭을 대신 임명하도록 명령했다.
법원은 “경영이 공정하게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윙테크는 상하이 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이번 결정으로 넥스페리아의 경영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넥스페리아는 다이오드, 트랜지스터 등 전통적 소자뿐 아니라 전기차 충전기·AI 서버용 와이드밴드갭 반도체 기술도 일부 보유하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는 이 기술이 중국으로 이전될 경우 자국 및 유럽의 경제·산업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관련기사
- 中, 희토류·기술 수출 통제 발표...첨단산업 공급망 '흔들'2025.10.09
- 트럼프 "11월부터 중국에 100% 추가관세 적용"2025.10.11
- LG전자, 인도법인 상장...1.8조원 현금 확보2025.10.14
- TSMC, 내년 매출 역대 최대 전망…'2나노 효과' 본격화2025.10.13
로이터는 “이번 조치는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강화와 맞물려, 유럽이 자체적으로 기술 자산을 방어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한편 윙테크는 지난해 12월 미국 상무부의 ‘엔터티 리스트(Entity List)’에 포함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