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가림처리’ 국내 위성사진 구매 검토…업계 "단순 말장난"

"1대5천 지도, 국내 건설사가 활용하는 수준…보안 위협 여전"

인터넷입력 :2025/08/05 14:52    수정: 2025/08/05 16:34

구글이 한국 정부가 정밀 지도 반출 결정에 대해 갖는 보안 우려를 고려, 민감 시설을 가림 처리한 국내 위성 사진을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지도 반출 문제가 재점화 됐다.

또 구글은 한국에 요청한 지도는 고정밀 지도가 아닌 국가 기본도에 해당된다는 입장인데, 이에 국내 기업들은 "단순 말장난"이라며 비판적 입장을 견지했다.

5일 블로그 게시글에 따르면 구글은 “한국 정부에 요청한 지도는 1대 1천과 같은 고정밀 지도가 아닌 1대 5천 축적의 국가 기본도”라며 “이는 정부의 보안 심사를 마친 안전한 데이터”라고 주장했다.

또 “국내 대부분 지도 서비스 업체들이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데이터로 SK 티맵모빌리티를 통해 서비스 중인 구글 지도 또한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며 “별도 반출 승인이 필요 없는 1대 2만5천 지도로도 내비게이션을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 있지만, 상세 길 안내 제공을 위해서는 정보가 턱없이 부족해 구현이 가능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테슬라가 쓰는 국내 구글지도. (사진=지디넷코리아)

이어 구글은 “자사 지도의 위성 사진 원본 출처는 따로 있다”면서 “한국 정부와 함께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자사 지도 내 위성 사진은 다양한 전문 업체가 촬영해 오픈 마켓을 통해 판매하는 이미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내 안보상 민감 시설을 가림 처리하려면 원본 소스인 이들 사진에서 처리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며 “자사 지도상에서 가림 처리하더라도 원본 소스인 위성 사진에 해당 이미지가 남게 된다”고 했다.

아울러 회사는 “현재 정부와 가림 처리한 위성 사진을 구매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한국 정부의 보안 눈높이에 맞추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구글지도에서 블러처리된 프랑스 705 공군기지의 모습

이 같은 구글의 주장에 국내 관련 업계는 “단순한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1대1천 수준의 정밀 도로 지도를 제작할 수 있을 정도로 고도화 기술을 갖췄기 때문에 1대5천이 상대적으로 커보이는 것이지, 1대5천도 결코 정밀도까 떨어지는 축적의 지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선, 전 세계적으로 1대 5천 축적의 지도를 만들 수 있는 나라는 굉장히 소수”라며 “1대5천 축적의 지도는 건설사들이 활용할 정도로 자세한 정보가 표시된다. 해당 지도 위에 개인의 이동 동선 등도 포함돼 개인정보에도 위협될 수 있는 요소”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구글이 자체 보유한 위성 데이터와 1대 5천 수치지형도가 결합되면 안보시설이 노출될 우려도 더욱 커질 수 있다"면서 "구글이 데이터 해외 반출을 고집하고 있는 만큼 심사 과정에서 안보 측면에 대한 면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구글이 정밀지도 데이터의 국외 반출을 요청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구글은 2011년과 2016년에도 지도 반출을 요청했으나 우리 정부는 군사기지 등 보안시설 정보가 담긴 지도 데이터를 해외 서버에 두면 정보 유출 유려가 있다는 이유로 불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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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구글 지도상 한국 축적은 1대 2만5천으로, 정부가 국가 안보상 정밀지도 반출을 불허하면서 구글 맵에서는 한국의 도보 경로, 자전거 경로, 실시간 경로 등 일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었다. 이번에 구글이 요청하는 1대 5천 축적의 지도는 50m 거리를 지도상 1cm로 표현해 건물·도로·지형까지 세부적으로 보는 것이 가능하다.

정부는 이달 8일 관계 협의체 회의를 열어 구글의 '국가기본도 국외 반출 요청 건'에 대해 논의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