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 여론 의식'...홈플러스 대표 김광일 MBK 부회장, 고려아연 주총 불참

임시 주총과 다른 행보…대규모 차입매수 등 비판 감안한 듯

디지털경제입력 :2025/03/28 14:45    수정: 2025/03/28 15:36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28일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 임시주주총회에선 거버넌스 및 재무구조 개선 등이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홈플러스 대표이사로서 기업회생 관련 여러 의혹 등으로 규제 당국 조사 대상이 되면서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홈플러스 노조가 이날 주총 현장을 찾아 MBK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는 등, 비판적 여론을 의식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홈플러스 노조는 ‘MBK는 기업사냥 중단하고, 홈플러스 사태 책임져라’는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은 김병주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의 사재 출연 요구와 형사처벌을 촉구해 왔다.

홈플러스 사태 이후 김광일 부회장은 국세청 세무조사, 금융감독원 검사, 공정거래위 조사 등 당국의 고강도 조사에 직면해 있다.

고려아연 주주총회 현장에서 시위 중인 홈플러스 노조

영풍·MBK 측이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 추진 과정에서 홈플러스 사태의 주요 원인인 차입매수 방식을 쓰고 있는 점도 비판 대상이 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MBK가 고려아연 지분 매입에 쓴 자금 1조 5천657억원 중 75% 규모인 1조 1천775억원이 NH투자증권에서 실행한 담보대출로 나타났다.

관련기사

MBK는 홈플러스 인수 당시에도 투입한 자금 7조 2천억원 가운데 5조원(70%)을 홈플러스 명의로 대출받았다. 이후 빚을 갚기 위해 홈플러스가 보유한 핵심 점포 등 부동산을 대거 처분하고 상환전환우선주(RCPS) 원리금을 받아갔다. 업계에선 이로 인해 홈플러스 사업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기업회생 신청을 촉발했다고 지적한다.

고려아연에도 대규모 상환 부담이 전가돼 재무건전성과 사업기반이 훼손될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