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vs 알트먼, 오픈AI 놓고 신경전…'X 인수' 맞불 응수

오픈AI 이사회 "머스크 인수 제안? 접수된 바 없어"…인수 아닌 견제 전략 가능성

컴퓨팅입력 :2025/02/12 10:47    수정: 2025/02/12 15:05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일론 머스크의 오픈AI 인수 제안에 맞서 머스크가 운영하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 X를 인수하겠다고 응수했다. 이는 머스크가 지난 10일 투자자 컨소시엄과 함께 오픈AI 비영리 조직을 인수하겠다고 한 제안에 대한 반격으로 풀이된다.

12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10일 오픈AI 인수 제안을 공식화하며 974억 달러(한화 약 141조6천억원) 규모의 거래를 통해 회사를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오픈AI가 설립 당시 원칙에서 벗어나 상업적 방향으로 전환됐다고 주장하며 이를 되돌려 다시 "오픈소스와 안전을 중시하는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알트먼 대표는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고맙지만 됐다"며 "원한다면 우리가 트위터를 97억4천만 달러(한화 약 14조원)에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샘 알트먼 오픈AI 대표 (사진=지디넷코리아)

다만 머스크의 인수 선언과 관련해 오픈AI 이사회는 공식적으로 제안을 전달받은 바 없다고 확인했다. 1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래리 서머스 오픈AI 이사는 "이사회 멤버로서 머스크 측으로부터 어떤 공식적인 연락도 받은 적 없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지난 2015년 오픈AI를 공동 창립한 인물이지만 현재는 경쟁사인 xAI를 운영하며 알트먼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그는 최근 오픈AI가 비영리 목적의 설립 취지에서 벗어났다고 주장하며 두 건의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오픈AI는 현재 비영리 법인이 영리 법인을 지배하는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다만 최근 66억 달러(한화 약 8조7천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받으면서 "향후 2년 내 영리 법인이 독립적인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면 부채로 전환된다"는 조항이 포함된 상태다. 투자 라운드 이후 알트먼 CEO는 비영리 조직에 일정 금액을 지불한 뒤 경영구조에서 떼어내고 완전한 영리 기업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게리 마커스 뉴욕대 교수는 이번 사태를 두고 머스크의 제안이 단순한 인수 시도가 아니라 오픈AI의 구조 전환을 어렵게 만들려는 전략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마커스 교수는 "머스크의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오픈AI의 비영리 자산 평가 기준이 바뀔 수 있다"며 "기존에 비영리 법인이 받을 금액이 400억(한화 약 56조원) 달러 수준으로 예상됐지만 이제는 974억 달러(한화 약 130조원)를 기준으로 삼아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머스크가 거의 비용 없이 오픈AI의 영리 전환 비용을 두 배 이상 끌어올리는 효과를 거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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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의 제안에 따라 오픈AI가 비영리 법인에 400억 달러만 지급한 후 독립하려고 한다면 델라웨어나 캘리포니아 법무부가 개입해 거래를 막을 수도 있게 된 상황이다. 이로 인해 오픈AI의 기존 투자자들은 예상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을 가능성이 커졌다.

스탠퍼드 로스쿨 교수이자 기업 거버넌스 전문가인 로버트 바틀렛은 "오픈AI 이사회가 머스크의 제안을 거절할 명분은 충분하다"면서도 "그러나 머스크가 던진 가격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