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 중인 영풍이 최윤범 회장의 타협 제안을 사실상 거절했다.
영풍·MBK는 5일 입장문을 내고 "진정한 타협을 바란다면 대주주를 무시하며 벌여 놓은 많은 일들을 제자리로 돌려놔야 한다"며 "지난달 23일 주총장에서 벌인 일들이 위법 부당했음을 인정하고 그 의결의 효력이 없음을 선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 회장이 스스로 벌인 일들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생각이 없다면, 그동안 1대주주를 무시하며 벌인 만행들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를 할 마음이 없다면, 어떠한 타협도 기대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려아연 측은 지난달 23일 임시주주총회 직후 MBK가 명망있는 사모펀드라고 추켜세우고, 이사회 진입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며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이날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는 "억지로 만들어낸 주장과 비방이 난무하는 소모적인 갈등을 멈춰야 할 때"라며 "MBK를 더 이상 적이 아닌 새로운 협력자로 받아들이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MBK와 현 경영진이 공통의 목표, 즉 고려아연 발전을 토대로 협력하고 신뢰할 수 있다면, 이를 통해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동북아 최대 사모펀드로서 쌓은 MBK 노하우와 지혜는 고려아연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기에 MBK가 원한다면 경영 참여의 길도 열어놓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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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영풍·MBK 측의 입장은 단호하다. 양 사는 "대화와 타협은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이 있어야 가능한데, 최 회장은 오너십의 과반에 육박하는 대주주를 그동안 살뜰히도 무시했고 특히, 영풍에 대해 더더욱 그러했다"며 "임시 주총 당일, 영풍 의결권 제한에 다툼이 있으니 법원 판결을 먼저 받자는 제안에도 아랑곳 않고 주총 결과를 밀어붙인 일도 말그대로 만행"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 회장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벌인 대규모 자사주 공개매수에 대해서도 남은 주주들에게 고개 숙여 사죄해야 한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사안의 진실은 드러날 것이고, 고려아연의 1대주주로서 경영대리인의 전횡으로부터 회사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는 결심은 시간이 지나도 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