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연금술사’가 되는 법

[홍보인의 물건④] '마법 가방'

전문가 칼럼입력 :2024/09/02 08:31

문지형 알스퀘어 대외협력실장

홍보 전문가들에게는 '마법 가방'이 있다. 무엇이 들어있을까.

문지형 알스퀘어 대외협력실장

첫 만남에서 건네는 로또 티켓 한 장. "이 티켓으로 당신의 꿈이 이뤄지길"이란 메시지와 함께 전달되는 작은 종이다. 단순한 복권이 아니다. 희망과 행운의 기운을 전하는 강력한 매개체다.

티미팅 후 전하는 작은 컵케이크도 좋다. "오늘의 달콤한 만남을 기념하며"라는 말과 함께. 작은 디저트는 그날의 미팅을 특별한 경험으로 새긴다.

바쁜 일정에 지친 기자, 업계인에게는 레모나와 같은 부담없는 피로회복제가 제격이다. "당신의 건강과 열정에 박수를"이라는 메시지가 동봉되면 좋다. 단순한 음료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술자리 직후 숙취해소제를 나눠주거나, 다음 날 아침 기프티콘으로 피로회복제를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 이는 만남을 따뜻하게 마무리하고, 상대방의 다음날 컨디션까지 챙기는 세심함을 보여준다.

(제공=이미지투데이)

하지만 '마법 가방'의 진정한 힘은 물건 자체가 아니다. 안에 담긴 마음과 사용 방식이다. 한 홍보 전문가는 술자리에서 스치듯 들은 "오늘이 7살 아들의 생일"이란 일행 중 한 사람의 말을 기억했다가, 헤어지기 전 작은 장난감을 선물했다. 선물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이고, 기억해 행동으로 옮기는 '경청의 힘'이다.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좋은 의도의 행동이 역효과를 낼 수 있다. 한 홍보 전문가는 기자를 만날 때마다 독특한 머리띠로 셀카를 찍고, SNS에 올렸다. 처음엔 유쾌한 만남으로 여겨졌지만, 시간이 지나며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과도한 소셜채널 노출로 '관종'이란 부정적 인식도 생겼다. 진정성 있는 관계 형성보다, '보여주기'에 치중한 결과다.

이런 행동들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진정성이 필수다. 계산된 듯한 인상을 주는 순간, 마법은 조각난다. 진심 어린 관심과 배려가 이 마법 가방의 연료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홍보 전문가의 강력한 무기는 전문성이다. 날카로운 인사이트, 풍부한 정보력, 폭넓은 시야, 가치 있는 대화. 이것이 '알짜배기 진짜' 홍보 전문가의 모습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토템을 휘감는 사람'이 아닌, '관계의 연금술사'가 돼야 한다. 항상 준비하되,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대화 중 중요한 정보를 놓치지 말고 기억해야 한다. 행동의 근간엔 진정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제공=이미지투데이)

매일 업계 뉴스를 분석하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마법의 아이템'과 '전문적 인사이트' 사이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

홍보의 세계에서 '찰나의 인상'을 만드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인상이 지속되고 깊어지려면, 진정한 가치가 뒷받침돼야 한다. '마법 가방' 속 아이템들은 그저 도구일 뿐이다. 진정한 마법은 진정성, 전문성, 그리고 사람을 향한 따뜻한 마음에서 나온다.

홍보의 힘은 상대의 마음을 읽고, 가치를 더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작은 선물도 좋지만, 전문성과 진정성 있는 관심이야말로 가장 큰 선물이다. 당신만의 '마법 가방'을 들고, 관계의 연금술사로 세상에 나설 시간이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문지형 알스퀘어 대외협력실장

프롭테크 기업 알스퀘어에서 PR과 사내커뮤니케이션, 대관업무를 맡고 있다. 중앙일보 iweekly와 데일리포커스에서 IT 전문기자로 활동하다가, 기업 홍보로 전직했다. 비상교육, SK플래닛, KT, 여기어때 등에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과 브랜드마케팅, 조직문화를 설계했다. 중견/대기업 PR 최대 커뮤니티 '우끼리'와 스타트업 홍보 네트워크 '다다익선'을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