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등이 와이파이보다 100배 빠르게 데이터 전송한다고?

포스텍 등 공동연구팀, RGB 파장 혼합해 가시광 무선통신 맞춤형 광원 개발

과학입력 :2023/12/08 11:22

라이파이(Li-fi)는 가시광, 즉 빛을 활용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통신 기술이다. 전파를 사용하는 와이파이보다 속도가 100배 이상 빠르며, 대역폭이 높아 많은 정보를 동시에 전달할 수 있다.

빛이 도달하는 영역에만 데이터를 보내기 때문에 보안도 좋은 편이며, LED 등 이미 설치된 실내 조명을 활용하면 별도 인프라도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실제 조명에 가시광 통신 시스템을 적용하면 데이터 전송의 안정성과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는 화학공학과 정대성 교수 연구팀 및 아주대 지동우 교수·인하대 이정환 교수 공동연구팀이 새로운 광원을 활용, 빛의 간섭을 줄여 실내 조명을 이용한 무선 통신에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이 연구는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최근 실렸다.

OLED로 제작된 혼합 백색광 조명과 색 선택성 OPD 기반의 유기 가시광통신 시스템. 다채널로 구성된 가시광통신 시스템에서 각 채널 간의 간섭을 최소화하도록 파장이 서로 겹치지 않는 빨강, 초록, 파랑 OLED로 혼합 백색광을 만들고, 이를 선택적으로 흡광하는 OPD로 시스템을 구성함 (자료=POSTECH)

동일한 파장이 만나면 진폭이 합쳐지거나 상쇄되는 간섭이 일어나는데, LED는 단일 색상 광원으로 가시광 통신 기술에 적용했을 때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기존 광원을 대체할 새로운 광원을 개발했다. 빨강·초록·파랑 OLED를 혼합해 일반 조명처럼 백색광으로 보이지만 서로 간섭되는 영역이 적은 광원을 만든 것이다.

또, 연구팀은 OLED가 각 파장의 색상을 더욱 선명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캐비티(cavity) 구조를 도입하고, 빛을 흡수하는 유기포토다이드(OPD)에는 파브리-페로(Fabry-Perot) 구조를 적용해 특정 파장의 빛만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했다.

캐비티란 두 반사 표면 사이 구조적 공간을 말한다. OLED 주변에서 빛이 특정 파장에서 강화되고, 특정 방향으로 방출되도록 유도한다. 파브리-페로(Fabry-Perot) 구조는 다중간섭현상을 발생시켜 특정 파장만 투과시키고, 다른 파장들은 반사함으로써 원하는 데이터만 선별하게 한다.

이렇게 만든 혼합 백색광은 기존 광원에 비해 전송된 총 비트 수에 대한 오류 비율인 BER(Bit Error Rate)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광원 간 간섭 현상이 효과적으로 억제되어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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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성 교수는 "기존 광원과 달리 세 종류의 파장이 혼합된 광원으로 간섭현상을 막아 데이터 전송의 안정성과 정확성을 높였다"라며 "기존 조명 시스템을 활용한 미래 무선 통신 기술로서 여러 산업 분야에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논문 제목은 Visible-light Communication with Lighting: RGB wavelength division multiplexing OLEDs/OPDs platform (조명 가시광통신 시스템: 유기발광다이오드 및 유기포토다이오드를 이용한 RGB 파장 분할다중통신 플랫폼의 개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