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효율 나노 레이저 새 구조 개발···대용량 광통신 적용

서울대 등 연구진, 크기 줄이며 빛 특성 제어 가능

과학입력 :2023/11/28 01:00

대용량 광통신 등에 활용 가능한 새로운 고효율 나노 레이저 기술이 개발됐다.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박홍규 교수와 호주국립대 유리 키브샤 교수 등 공동 연구팀은 새로운 구조의 광공진기를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각운동량을 갖는 소용돌이 레이저 빛을 확인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지원으로 수행된 이 연구 성과는 27일(현지시간) 학술지 '네이처 포토닉스(Nature Photonics)'에 실렸다.

최근 광학 분야에선 빛의 특성을 제어하는 방법을 찾는 노력이 활발하다. 특히, 빛의 각운동량을 조절하면 대용량 광통신 등 여러 분야에 응용할 수 있어 많은 연구자들이 빛을 증폭하는 장치인 레이저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기존엔 빛이 각운동량을 갖게 하는 필터와 레이저 장치를 결합하는 방법을 썼는데, 이는 크기가 수십 마이크로미터[㎛] 수준으로 크고 성능이 낮다는 한계가 있었다. 작은 에너지에도 동작하는 초소형 레이저 장치는 성능은 뛰어나지만 각운동량을 가질 수 없다. 레이저 발진에 필요한 외부 에너지 수준을 줄이고 궤도 각운동량 특성까지 갖는 초소형 레이저 장치 개발이 광학계의 과제였다.

소용돌이 나노레이저의 개념도. 디스클리네이션 광공진기에서 소용돌이 나노레이저가 발진되는 모습의 개념도. (자료=서울대)

연구팀은 응집물리학과 광학에서 전자와 빛을 기술하는 계산식이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 레이저 장치에 필요한 광공진기를 독창적 방법으로 설계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광공진기란 레이저 빛을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빛을 가두는 장치다.

연구팀은 인공 결정체에서 원자가 들어갈 위치에 원자 대신 공기구멍을 넣는 방법으로 '디스클리네이션(Disclination) 광공진기'라는 새로운 레이저 구조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레이저에서 나오는 빛이 시계 또는 반시계 방향으로 돌아가는 소용돌이 나노레이저 구현에 성공했다.

디스클리네이션이란 결정 속의 원자 배열에 일어나는 교란을 말하며 회전어긋나기라고도 한다.

사각형 격자 구조에 피자 조각을 넣거나 빼듯이 해서 만든 디스클리네이션 광공진기는 좁은 공간 안에 빛을 가둘 수 있고 궤도 각운동량 또한 갖는다는 사실을 이론과 실험을 통해 발견했다. 반도체 기판에 새롭게 개발한 광공진기를 제작한 후 레이저 빛을 관측한 결과 궤도 각운동량을 갖는 소용돌이 레이저 빛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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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광공진기의 크기는 그동안 학계에 보고된 것에 비해 3.75분의 1 수준이고, 레이저 효율은 24배 늘어났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박홍규 교수는 "이번 연구는 디스클리네이션 공진기라는 새로운 레이저 구조를 개발하고 초소형 소용돌이 나노레이저를 처음 선보인 데 의의가 있다"라며 "새로운 나노레이저는 편광 특성까지 원하는 대로 제어할 수 있어 새로운 고집적 광자양자회로 연구에 가치가 클 것"이라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