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훈 박사 "산후조리원 문제…애착형성 막는다"

생활입력 :2023/11/03 11:21

온라인이슈팀

어린아이를 키우는 집이 필독서인 '삐뽀삐뽀 119 소아과'의 저자 하정훈 박사가 우리나라 산후조리원 시스템이 모자간 유착관계 형성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소아과 전문의인 하 박사는 3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외국과 우리나라 산후조리에 대한 생각 자체가 다르다고 했다.

하정훈 소아과 전문의가 3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육아의 첫걸음은 출산후 엄마가 아기와 같이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튜브 갈무리) © 뉴스1

즉 "다른 나라 사람들은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을 기본방침으로 하지만 우리는 쉬는 걸 기본방침으로 한다"는 것.

하 박사는 "쉬지 않으면 큰일날 것같은 사회적 분위기, 가스라이팅을 해 그런 이미지가 와 있다"며 그에 따라 "안 쉬면 진짜 큰병 난다"라며 산모가 푹 쉬지 못했을 경우 진짜 아픈 사람이 되는 예가 종종 있다고 했다.

이어 "산후조리원 시스템 자체가 엄마들한테 애를 떼어놓는 게 너무 많다"고 했다.

하 박사는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제도(산후 조리원)가 있지만 아이를 부모 옆에서 떼어놓지 않고 엄마가 24시간 아이를 돌보게 한다"며 이는 "아이 키우는 것을 도와주는 방식이다"고 했다 .

반면 "우리나라는 엄마 배 속에 있다가 세상에 나온 애를 상자에 담겨서 신생아실에 두고 있다. 아이를 데리고 가버린다"며 "이건 애한테 너무나 가혹한 것 아니냐"고 고개를 흔들었다.

하 박사는 출산직후 부터 2주가량이 "아이들에게 제일 중요한, 제일 힘든 시기로 그 2주를 엄마하고 애가 같이 있으면서 리듬이 맞으면 애 키우기가 참 쉬워진다"고 했다.

그런데 "아이들이 엄마 품에서 떨어지는 그런 사태가 생긴다"고 개탄했다.

또 "엄마가 아이를 보면서 제일 즐거울 수 있는 그 시기를 빼앗아가 버려 아이들하고 즐거움을 잘 못 느끼고 애하고 리듬이 안 맞는다"며 "2주 동안은 편한데 2주가 지나면 우스갯소리로 산후조리원은 천국, 밖에 나가면 지옥이라 할 정도로 밖에 가면 힘들어지기 시작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 박사는 "엄마 품에 있어야 할 아기를 엄마 품에서 떼놓으니까 리듬이 안 맞고, 요즘 엄마들은 애 배고픈 것도 모른다"며 "(출산) 한 달 됐는데 '애 배고픈 게 어떤 거예요?' 라고 물어보는 엄마들이 굉장히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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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모두 "처음부터 애를 24시간 (엄마가 직접 돌보는 일을) 안 했기 때문이다"며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그다음부터 계속 확대되고 그러면 갈수록 애 키우기가 더 힘들어지는 것"이라며 산모와 사회 모두 산후 조리원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