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부코핀 내·외부 수술…제2의 KB국민은행 된다"

KB부코핀 이우열 행장 "글로벌 수익 30% 확보 목표 위한 주요 거점"

금융입력 :2023/10/26 10:32

KB국민은행이 최대주주로 있는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이 이뤄지고 있다. KB금융그룹이 전체 수익 중 글로벌 부문서 30%를 벌어들이겠다는 목표의 주요 거점지인만큼 투자도 거침없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카카오뱅크까지 인도네시아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공성전(攻城戰)을 펼치는 가운데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은 어떻게 변화할지 이우열 KB인도네시아부코핀은행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우열 은행장은 1년에 많으면 한 두 번 한국에 들어온다. 그 외의 시간은 인도네시아에 체류하면서 직원들과 소통하며 비즈니스를 가다듬는데 보낸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은행장은 "대부분 성을 따서 미스터 리(MR.Lee)라고 하는데 이사회 등을 통틀어 '미스터 리'가 많아 인도네시아 용 이름 '톰 리(Tom Lee)'를 지었다"고 운을 뗐다.

현재 그가 하고 있는 일은 인도네시아 부코핀 은행의 내·외부의 대대적인 수술이다. 부실채권을 많이 보유했던 부코핀 은행을 사들인 만큼, 부실을 털어내고 자본을 증자해야 하는데 이는 KB금융그룹 지원 사격으로 이뤄지고 있다. 더불어 디지털화 새로운 금융 관행 장착이라는 외부적 과제도 동시에 해결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서 이우열 KB인도네시아부코핀은행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은행장은 "KB금융 전체 이익의 30%를 글로벌서 번다가 기본적인 계량화된 목표"라며 "그 주요 거점은 인도네시아로 보고 있고 '제2의 한국시장'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도네시아 부코핀 은행서는 디지털·샤리아·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잘 정착시키겠다는 것이 미션"이라고 부연했다. 

디지털화를 위해 KB금융은 부코핀 은행에 98억원 가량을 투자한 상태다. 모바일 우선 채널의 소매금융(리테일)과 모바일과 웹 채널을 모두 보유한 기업금융의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하기 위해서다. 새로운 KB스타뱅킹 구축의 일선에 나섰던 이우열 은행장과 이영근 글로벌플랫폼부 본부장이 이 역할을 맡고 있다.

이우열 행장은 "지금 플랫폼을 구축하고 우리나라와 다르게 계열사 간 정보 공유가 가능하기 때문에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KB금융 자회사들과 이를 협업할 수 있는 틀을 짜고 있다"며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걸을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시스템을 잘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귀띔했다. 

부코핀 은행서 구축 중인 차세대 전산시스템은 2024년 말 개발 1단계가 끝난다. 소액 결제의 경우 본인 인증 없이 선불충전방식으로, 예·적금 등 금융 계좌 기반 서비스는 본인 명의 인증을 거쳐 편하게 서비스한다는 게 기본 골자다. 이외의 소액 대출과 같은 서비스는 그랩이나 고젝과 같은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를 붙이는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구조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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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행장은 "부코핀 은행은 자본을 증자했고 다음에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며 "시스템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사람의 교육도 이뤄지고 있다"며 "부코핀 은행에 대한 고객 신뢰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사명 변경까지도 고려 중"이라고 귀띔했다. 사명 변경과 동시에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KB금융 자회사들과 'KB'라는 브랜드 강화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렇지만 이우열 행장은 단기간 성과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임기 내에 모든 걸 해결해서 성과를 내겠다는 건 자리에 욕심을 내고, 결국 조직을 망하게 하는 것"이라며 "디딤돌이 되고 기반을 닦아줘 나무가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역할"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