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기업들, 中 화웨이 반도체 공장 건설 은밀히 도왔다"

블룸버그통신, 화웨이 건설 현장서 대만 기업 소속 근로자 확인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3/10/05 10:22

화웨이가 중국 남부 지역에 비밀리에 추진해 온 반도체 공장 건설에 복수의 대만 기업이 가담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8월 중국 광둥성 선전시에 위치한 화웨이의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을 찾아, 대만 기업들의 상호가 박힌 작업복을 입은 근로자들을 확인했다.

(사진=화웨이)

그 결과 대만의 반도체 소재 유통업체인 탑코사이언티픽, 클린룸 전문업체 L&K엔지니어링 등이 화웨이를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웨이 계열사의 또 다른 공장 건설 현장에서도 대만 건설업체 유나이티드인터그레이티드서비스 직원이 발견됐다.

앞서 화웨이는 지난 2019년 미국 정부에 의해 수출 규제 명단에 오른 후 반도체 수급에 큰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에 화웨이는 중국 정부의 지원 하에 비밀리에 자체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화웨이는 기존 반도체 공장을 최소 2곳 이상 인수한 데 이어 신공장을 최소 3곳 이상 짓고 있다. 

대만 기업이 중국 반도체 공급망 강화를 도운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대만의 화학소재업체 시카-훈텍이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 2곳과 화학물질 공급 시스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중국 기업 2곳 역시 지난해 미국의 수출 규제 명단에 오른 기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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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정기적인 군사 행동으로 대만의 안보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대만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화웨이의 반도체 개발을 돕고 있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대만 기업들이 미국의 제재를 위반하는지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만 정부는 이같은 논란에 대해 "대만 기업 4곳과 화웨이의 관계를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