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단체 대화방을 개설한 뒤 교사들에게 지속해서 갑질을 행사한 사실이 드러나 뭇매를 맞은 가운데, 해당 학교 학부모회에서 교사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보내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소재의 A초 학부모회에서는 공지를 올려 "최근 우리 학교 이름을 한 오픈 채팅방이 여러 언론에 노출되면서 많이들 놀라고 당황하셨으리라 생각된다"며 '단톡방 갑질 사건'을 언급했다.
이어 "영문도 모른 채 어느덧 가해자가 돼있고 다 함께 비난을 받는 상황이 많이 억울하고 답답하시기도 했을 것"이라며 "그런 우리 학부모님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A초 학부모회 측은 "이 상황을 방관하는 것 또한 그 (단톡방) 의견에 동조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들어 선생님들을 믿고 응원하는 많은 학부모님들의 의견 또한 모아보려 한다"며 "그동안 우리 선생님들이 그 톡방의 감시와 민원에 시달리시며 휴직에 의원면직, 명예퇴직까지 생각하셨다 하시니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마음이 무거워진다"고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에 학부모회 측은 "직접 선생님들께 작은 응원 메시지라도 보내드리는 건 어떨까 한다"며 "교문 앞 벤치 보드에 선생님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나 감사 인사를 적어 붙여주시면 잘 취합해 선생님들께 전달해 드리겠다"고 제안했다.
끝으로 "우리 선생님들은 우리 학부모들이 지킬 수 있도록 다 함께 힘을 모아보자"며 "따뜻한 학부모님들의 많은 참여부탁드린다"고 독려를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26일 교육언론 창은 A초 학부모들의 익명 단톡방인 'A사모(서울 A초를 사랑하는 모임)'의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A사모'는 2021년 9월3일 개설됐으며, 지난달 26일 기준 366명이 가입된 상태였다. 해당 대화방에서 한 학부모는 "전 이 익명(단톡)방이 영원했으면 좋겠어요. 솔직히 힘을 가진 느낌이 있잖아요? 우리들 톡을 통해서 많은 쌤들 신상에 변화 생긴 거 다 봤잖아요. 저만 쓰레기인가요?"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또 다른 학부모는 교장을 겨냥해 "교장 멱살 한 번 제대로 잡혀야 정신 차릴 듯"이라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당시 교장이 충격을 받은 듯 하자 한 학부모는 "교장 선생님 몸이 많이 안 좋아지셨나 봐요. 부검합시다"라고 조롱했다.
한 학부모는 "시간 얼마 안 남았어요. 아빠들 나서기 전에 해결하세요"라며 "점잖은 아빠들 나서면 끝장 보는 사람들이에요. 괜히 사회에서 난다 긴다 소리 듣는 거 아니에요"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실제로 A초 교사들은 단톡방의 감시와 민원 때문에 하루하루 불안에 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초 교장은 이 단톡방에 민원 글이 올라오자마자 학부모들에게 올해만 두 차례 사과문을 보내기도 했다.
관련기사
- 태연, 파격 노출 의상…반전 섹시미2023.10.04
- '나는 솔로' 16기 영숙 "전 남편, 갈기갈기 찢어 죽이고 싶었다"2023.10.04
- "아이돌 출신 배우, 女 나체 불법 촬영으로 피소"2023.10.04
- 기욤 패트리, NFT 사업 관련 사기 혐의로 피소2023.10.04
A사모 학부모들은 논란이 커지자 외부인 유입을 막으려 비밀번호를 설정해 뒀으나, 현재 해당 단톡방은 폭파된 상태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