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시설관리자 단 1명, 누구든 못 막아"…공무원들 하소연

생활입력 :2023/07/18 17:14

온라인이슈팀

'오송 지하차도 참사'로 23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자 관계기관들이 책임을 떠넘기는 가운데, 오송 담당 공무원이 안타깝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6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오송 참사 관련 업무분장에 대한 문제 지적과 말단 공무원을 위로하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오후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 지하차도 침수사고 현장을 방문해 수색작업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있다.(국토교통부 제공) © News1

공무원 A씨는 "이번 사고로 피해자들도 안타깝지만 계속 집 못 가고 재난 대비 근무하는 공무원들도 불쌍하다"며 "특히 사고 업무 담당자. 전부 공무원들 욕하며 책임지라고 하는데 오송읍 전체에 시설관리 담당자는 한 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것도 이것보다 더 업무량 많은 2~3개 업무와 같이한다. 누가 그 자리에 있어도 못 막는다"며 "지하차도뿐 아니라 여기저기서 침수됐다고 연락 오는데 몇 분 만에 침수되는 이런 정신없는 상황에 예측이 어렵다. 전문가들은 '미리 ~해야 했다'고 하는데 그런 말은 누가 못하나"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결과론적으로 그 자리는 사고 예방이 아니라 사고 났을 때 책임지고 처벌받기 위한 자리다. 담당자는 파면되고 감옥 가야겠지만, 사고는 계속 일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글을 접한 다른 공무원들은 "윗사람들이 총알받이용으로 하급자들 업무분장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힘 없는 하급 공무원만 죽인다", "공무원들 파리 목숨이다. 운 좋아서 집행유예 나오더라도 파면일 듯", "한 명한테 책임 전가하기엔 너무 큰일" 등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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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공무원은 "안전 관련 부서는 기피 부서 1순위다. 공무원 2년만 해도 그딴 부서는 안 가려고 한다. 결국 신규 발령자가 그 자리에 앉게 되고, 일 잘못해서 사고 나고 감방 간다"며 "참사가 안 나려야 안 날 수가 없다. 재난 대비는 전문가한테 맡겨도 어려운 건데 대졸 초임한테 맡기면 제대로 돌아가겠냐"고 꼬집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