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높이까지 물이 찼는데 이 정도면 심각한거죠. 배수구 어딘가에서 막힌 거 같아요. 조치를 좀 해달라고 했어요"
서울 전역에 시간당 20~40㎜의 강한 비가 내린 13일 오전 9시. 강남구 개포자이프레지던스(개포 자이)에 거주 중인 주민 A씨는 커뮤니티 센터를 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개포 자이는 지난 11일 서울 전역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한 차례 침수 피해를 겪은 곳이다. 당시 폭우로 아파트 단지 내 보행로는 어른 발목 높이까지 물이 차올랐고 커뮤니티 센터는 침수됐다. 완공된 지 불과 3개월 밖에 되지 않은 신축 아파트여서 '설계 오류'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 때문에 누리꾼들은 '침수 자이'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이날 아파트 단지 곳곳에선 빗물을 빼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외부 하수 공사 업체 소속 인부들이 붉은 색 호스를 들고 커뮤니티 센터, 산책로 배수구(빗물받이) 등에 흩어지더니 양수기를 연결했다. 눈에 보이는 양수기만 5대였다.
산책로 한 켠에 설치된 배수구를 보니 이미 무릎 높이의 물이 고여 있었다. 정상적으로 배수가 되지 않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한 주민은 "그동안 비가 몇번 왔지만 이렇게 심하게 고인 적은 없었다"며 "앞으로 비가 더 온다는데 빗물받이 등 배수 시설 점검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빗물받이 구조 자체도 쏟아지는 빗물을 감당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산책로 가장 자리에 설치된 빗물받이의 경우 구멍 간 틈이 1㎝에 불과해 조그마한 돌멩이들이 끼어있었다.
전문가들도 배수 불량을 이번 침수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빗물받이가 몰아치는 비를 감당할 능력이 없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상기후로 기존의 강우량보다 많은 비가 올 가능성이 높은 만큼, 배수 용량을 개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개포자이 외에도 아파트 침수 사례가 전국에서 확인되고 있다.
지난 11일 인천광역시 서구 소재 검암역로열파크씨티푸르지오의 아파트 지하주차장과 공동현관, 엘리베이터가 폭우로 물에 잠겼다. 이 아파트 역시 지난달 30일 입주를 시작한 '신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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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구 흑석동 소재 흑석리버파크자이(흑석자이)에서도 로비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는 등 침수피해가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역시 올 3월부터 입주가 시작된 아파트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