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은 15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용기있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청계천 걷기 행사에 참석했다. 이 전 대통령이 사면 이후 세번째 공개 행사다.
이 전 대통령은 '한일정상회담을 어떻게 보셨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한일관계는 윤석열 대통령이 역사적으로 잘하시는 것"이라며 "용기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편하게 하려면 앞으로 몇 백년이 가도 (한일관계 정상화가)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잘하고 있다"며 "그런 평가는 공정하게 해야한다"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에 대해 "제가 평가하는 게 조심스럽다"며 "나는 (윤 대통령이) 열심히 잘하고 있다고 본다.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 상황은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여야 언급할 필요가 없다. 국민들이 더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건강 상태에 "회복하고 있다"며 "정신력으로 이기고 있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뉴스들은 챙겨보고 있느냐'는 질문에 "안 본다"며 "방송도 스포츠만 본다. 이유가 있는 게 아니라 재미가 없어서"라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청계광장부터 청계천을 따라 성동구 신답철교까지 약 2시간 동안 산책했다. 거리로는 6.1㎞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 송정호 청계재단 이사장, 하금열, 정정길 전 비서실장, 류우익 전 통일부 장관이 참석했다.
또 MB정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 MB정부 대변인 출신 박정하 의원, 조해진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운동화를 신었다. 이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모여 북새통을 이뤘다.
일부 지지자들은 이 전 대통령의 저서에 사인을 요청하고, 사진촬영을 함께 하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웃으며 지지자들의 요청에 응했다. 이 전 대통령은 청계천으로 소풍 나온 어린이들에게 밝게 인사를 건넸다.
이 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청계천을 복원하는데 참여했던 공무원들이 매년 모인다고 초청을 해왔다"며 "그 시절을 생각하며 왔다"고 밝혔다.
그는 "하나의 도시 재생인데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많은 대도시에 영향을 줬다"며 "그때를 되새겨 보려고 왔다"고 말했다.
정치 활동 재개 여부에 대해 "나는 총선에도 관심이 없고 나라가 잘됐으면 좋겠다"며 "어려울 때니까 힘을 모아줘야 한다"고 했다.
청계천은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당시 복원돼 대통령 당선에 영향을 준 업적으로 꼽힌다. 이 전 대통령은 대선 당시 마지막 유세도 청계천 광장에서 했다. 이후 지난 2007년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청계천을 찾았다.
대통령 재임 시절에도 참모들과 청계천을 찾고 퇴임 후에도 자주 방문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통령의 행보에 상징성이 있는 만큼 명예회복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MB정부 당시 공과가 모두 있지만 지난해 말까지 유죄를 받고 형을 살았던 만큼, 공에 대한 판단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8일 사면·복권됐다. 이후 천안함 묘역 참배를 하고,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주연의 연극 '파우스트' 관람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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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산책은 이 전 대통령이 지난 3월 22일 대전 국립현충원 방문 당시 측근들과 오찬을 하던 중 정해졌다고 한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