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업계 해킹 후폭풍..."펌웨어 변조 막는 인증서도 유출"

MSI 내부 데이터 다크웹에 유포...웨스턴디지털 "온라인 스토어 구매자 DB 유출"

홈&모바일입력 :2023/05/09 17:18    수정: 2023/05/09 17:25

MSI와 웨스턴디지털 등 PC 관련 주요사의 해킹 이후 후폭풍이 거세다. 악성코드를 막기 위한 보안 수단인 '인텔 부트 가드'를 회피할 수 있는 디지털 인증서가 유출되어 PC 업계 전반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MSI는 지난 4월 초 1.5TB(테라바이트) 분량의 데이터를 도난 당한 뒤 몸값 요구를 거절했고 4월 말부터 제품별 각종 인증서와 바이오스 등을 담은 데이터가 다크 웹에 유통되기 시작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3월 말 해킹 피해를 입은 웨스턴디지털은 자체 생산 NAS(네트워크 저장장치)와 외부 인터넷을 연결하는 마이클라우드 서비스를 약 2주간 중단했다 재개했다. 그러나 추가 조사 결과 자체 운영 온라인 스토어를 이용한 소비자의 고객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 MSI, 4월 초순 1.5TB 데이터 도난...몸값 요구 거절한 듯

PC 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 메인보드와 노트북, 모니터 등을 생산하는 대만 PC 제조사 MSI(마이크로스타 인터내셔널)는 지난 4월 초 데이터를 탈취해 몸값을 노리는 해커 집단 '머니 메시지'의 공격을 받았다.

머니 메시지는 MSI 본사 네트워크에 침입해 전사적자원관리(ERP)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소스코드, 문서 파일, 암호화 키와 각종 바이오스(BIOS), 펌웨어 등 1.5TB 상당 데이터를 훔치고 몸값으로 400만 달러(약 52억 8천500만원)를 요구했다.

대만 타이베이 소재 MSI 본사. (사진=MSI)

그러나 머니 메시지는 지난 주말부터 MSI에서 빼돌린 각종 자료 등을 다크 웹에 유통하기 시작했다. MSI가 머니 메시지의 몸값 요구에 응하지 않자 보복조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크 웹을 통해 유통된 자료 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인텔 OEM 개인 키'다.

■ 부팅 전 펌웨어 변조 확인하는 'OEM 개인 키'등 유출

인텔 프로세서는 부팅시 바이오스(BIOS)나 펌웨어의 변조 여부를 확인하는 장치인 '부트 가드'를 갖추고 있다. 부트 가드는 각 PC 제조사가 생성한 디지털 인증서인 '인텔 OEM 개인 키'로 서명된 바이오스나 펌웨어만 허용해 해킹 가능성을 줄인다.

머니 메시지가 MSI 해킹 후 유출한 데이터는 펌웨어 서명에 필요한 인증서 57건, 부트 가드용 인증서 166건 등이며 스텔스, 크리에이터, 프레스티지, 레이더 등 노트북 제품에 해당된다.

인텔 코어 i7-11375H 프로세서를 탑재한 MSI 스텔스 15M 노트북. (사진=지디넷코리아)

이들 인증서와 함께 변조된 펌웨어를 만들어 유통시키면 운영체제나 보안 소프트웨어가 감지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입력된 키나 저장된 파일을 다른 서버로 빼돌리는 것도 가능하다.

■ MSI "공식 웹사이트에서만 펌웨어 등 다운로드하라"

MSI 역시 이런 사태를 우려해 지난 4월 초순 "공식 웹사이트에서만 바이오스나 펌웨어를 다운로드 하라"고 강조한 바 있다.

펌웨어 보안 관련 업체인 바이날리(Binarly)는 "MSI에서 유출된 인증서는 인텔과 레노버, 슈퍼마이크로 등 다른 기기 제조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단 인텔은 "이번 사안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 단 이번에 유출된 인증서 등은 인텔이 아닌 MSI가 생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유출된 인증서를 무효화하는 것은 인텔이 아닌 MSI 책임이다.

■ 웨스턴디지털 "온라인 스토어 DB 일부 유출"

HDD(하드디스크 드라이브)·SSD 등 저장장치(스토리지) 제조사인 웨스턴디지털은 지난 3월 말 허가받지 않은 제3자가 사내 시스템에 침입하는 피해를 겪었다.

웨스턴디지털은 이 사건 여파로 지난 4월 13까지 약 2주간 마이클라우드, 마이클라우드 홈, 마이클라우드 홈 듀오 등 기기에 외부에서 접속할 수 있는 서비스를 일시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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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주 새너제이 소재 웨스턴디지털 본사. (사진=웨스턴디지털)

지난 5일 웨스턴디지털은 "이름과 배송지 주소, 이메일 주소와 전화번호, 비밀번호와 신용카드 번호 일부 등 직영 온라인 스토어 고객 정보 데이터베이스도 유출되었다"고 추가로 밝혔다.

단 웨스턴디지털은 "비밀번호와 신용카드 번호 중 일부는 암호화된 상태로 저장되었다"고 밝혔다. 또 "제품에 적용된 디지털 인증서에는 문제가 없으며 악용될 경우 이를 무효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