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품은 한화, 육해공 방산 총망라

공정위, 조건부 승인 결론…새 사명 '한화오션' 유력

디지털경제입력 :2023/04/27 11:30    수정: 2023/04/27 15:48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며 육해공을 아우르는 방산 라인업을 완성했다.

기존 우주·지상 방산에서 해양까지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시스템'을 갖춰 글로벌 방산 기업으로의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7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이하 신고회사들) 등 5개 사업자가 대우조선해양(이하 대우조선)의 주식 49.3%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에 대해 시정조치를 부과하는 조건으로 승인을 결정했다. 작년 12월 한화가 대우조선 인수 본계약을 맺은 지 5개월 만이다. 

한화빌딩 전경 (사진=한화)

공정위 전원회의 심의 결과 공정위는 신고회사들이 대우조선에 함정 부품에 대해 경쟁사업자에 비해 차별적인 정보를 제공하거나 차별적인 견적을 제시함으로써 함정 입찰 과정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입찰 과정에서 피심인들이 경쟁사업자로부터 얻은 영업비밀을 계열회사에 제공해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봤다.

이러한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공정위는 입찰과 관련해 ▲함정 탑재장비의 견적가격을 부당하게 차별적으로 제공하는 행위 ▲상대회사의 경쟁사업자가 신고회사들에게 방위사업청을 통해 함정 탑재장비의 기술정보를 요청하였을 때, 부당하게 거절하는 행위 ▲경쟁사업자로부터 취득한 영업비밀을 계열회사에게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시정조치를 부과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심사의 경우, 방위산업의 특수성 및 수직결합으로 인한 효율성 증대 효과를 고려해 경쟁이 일부 이루어지는 분야에 대해서는 현재와 같은 경쟁 여건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필요 최소한의 행태적 시정조치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기업결합은 국가가 유일한 구매자인 수요독점 시장이라고 하더라도 입찰 과정에서 경쟁제한 효과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시정조치를 부과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부연했다.

대우조선해양 전경 (사진=대우조선해양)

한화는 2조원을 투입해 유상증자 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대우조선 지분 49.3%를 확보할 방침이다.

대우조선은 내달 초 이사회를 열고 신임 이사진과 사명 등이 포함된 임시 주주총회 안건을 결의할 예정이다. 이어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경영진을 새롭게 꾸리고, 사명을 최종 확정하는 수순을 밟는다. 사명은 한화오션이 유력하며, 상표는 이미 특허청에 등록을 마친 상태다.

한화는 그룹의 핵심역량과 대우조선이 보유한 글로벌 수준의 설계·생산 능력을 결합해 대우조선의 조기 경영정상화는 물론 지속가능한 해양 에너지 생태계를 개척하는 ‘글로벌 혁신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전략이다.

또한, 단순한 이익창출을 넘어 일자리 창출, K-방산 수출 확대 등 국가 경쟁력 강화에도 일조할 계획이다.

■ 韓 록히드마틴 꿈꾸는 한화, 7년내 방산매출 50조 목표

한화그룹은 M&A를 통해 방산 사업을 차근차근 키워왔다. 2014년 인수한 삼성테크윈은 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모태다. 

한화는 방산을 미래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에 따라 3개 회사에 분산됐던 그룹의 방산 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했다. 지난해 말 한화디펜스에 이어 이달 한화방산 합병을 마무리하며 3사의 통합사 구축을 완료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왼쪽), 김동관 부회장 (사진=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30년까지 '글로벌 방산 톱10'으로 키워 '한국판 록히드마틴'이 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2030년까지 매출 40조원, 영업이익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신년사에서 “방산, 에너지 사업은 국가의 존립을 위해 반드시 자립이 필요한 사업으로 지속적으로 만들고 키워가야 한다”며 “대우조선해양 인수 또한 국가를 대표하는 사업을 키운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글로벌 메이저 사업으로 키워나가자”고 강조한 바 있다.

김 회장은 지난 2008년에도 대우조선 인수를 추진했다가 무산된 바 있다. 15년 만에 아들인 김동관 부회장이 이를 마무리한 셈이다. 김 부회장은 한화그룹 미래 사업의 핵심 축인 방산과 에너지 사업을 총괄한다. 이번 인수로 김 부회장의 그룹 내 승계구도가 더 명확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한화임팩트를 통해 HSD 인수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그룹의 인수절차가 마무리되면 선박 건조부터 엔진 제작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룰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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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이날 "대우조선 인수를 계기로 기존 우주, 지상 방산에 더해 해양까지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명실상부한 글로벌 방산기업으로의 성장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기후위기와 에너지 안보에 대한 이슈로 전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이 빨라지는 시점에서 대우조선의 조선, 해양 기술을 통해 ‘글로벌 그린에너지 메이저’ 위치를 확고히 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