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에도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상승하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다시 불확실성이 번질 조짐이다. 올해 1~2월 소폭 반등했던 거래량이 꺾이고 당분간 관망세로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변수는 이달 예정한 미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회의인데, 외신 일각에선 지난달 인상 폭보다 높은 '빅스텝'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어 금리 관련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7일 부동산 시장은 전날 확인된 시중은행 4곳(국민·신한·우리·하나)의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 소식에 동요하는 모습이다. 기준금리는 그대로지만 시장 채권금리가 오르면서 연 4.13~6.64% 수준이던 대출금리 최저점이 4.41%로 0.28%포인트(p) 오른 것이다. 당일 부동산 시장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카페에는 '며칠 주담대가 내릴 것 같더니 또 오른다. 7월에는 어찌 될지 걱정이 앞선다'는 푸념글이 올라왔다.
한은은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 사상 첫 7연속 인상 행보를 멈추고 현행 연 3.5%를 유지 결정했다. 앞서 같은 달 미 연방준비제도(FRB)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밟아 인상 속도를 늦추긴 했지만, 이번 결정으로 미국과 기준금리 격차가 최대 1.25%포인트(p)까지 벌어졌다. 일각에선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해 무리한 선택을 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다수의 잇단 매파적 발언이 외신을 통해 전해지면서 오는 21~22일 회의 때 다시 금리 인상 폭이 0.5%p로 높아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연준의 입장은 미 현지 시간으로 7~8일 의회 상·하원에서 있을 제롬 파월 의장 반기 보고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달 14일 발표될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중요한 참고 지표다.
관련해 이창용 한은 총재도 이날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4월 금통위 방향 관련 질문에 "FOMC 결정이 이번달에 있고 그사이 캐나다, 일본 등 주요국 금리 결정도 있어 이를 전반적으로 고려하고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답해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최근 몇 년 새 들끓던 부동산 시장을 냉각시킨 건 무엇보다 금리 이슈였다. 작년 3월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을 유럽연합(EU), 영국 등 주요국이 뒤따르면서 한은도 그해 4월부터 금리인상 행보에 동참했다.
기준금리가 직전 1.25%에서 열 달 만에 2%p 오르는 사이 부동산 가격과 거래량도 급감했다. 지난해 전국 공동주택 실거래가는 14% 이상 떨어지며 역대 최고 낙폭을 보였다. 서울의 경우 실거래가가 22.09% 떨어지며 하락세를 이끌고, 거래량도 작년 4월 1749건에서 가을 이사철인 10월 559건으로 최저점을 찍었다.
올들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1~2월 1000건대를 회복, 반등 여부를 점치는 시점에서 금리 이슈가 다시 불확실성으로 떠오른 것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세무팀장은 "최근 거래량이 소폭 늘면서 시장의 반응은 '단기 하락을 끝내고 추세 반등으로 가느냐, 아니면 단기 반등을 끝내고 하락기조가 유지될 것이냐'로 나뉘어 있었는데 이번 금리이슈가 후자의 가능성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금리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다시 시장은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의 부동산 시장 급등락은 정책, 대외적 변수 등에 대한 반응 속도와 그 폭이 상당히 크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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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팀장은 "(1~2월 거래량 반등도) '소폭' 살아난 것이라 이를 다시 멈추면서 상반기 남은 기간은 힘겨루기가 유지되지 않을까 싶다"면서 "지금 시장이 반응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특징이 있다. 1년 만에 (가격·거래량이) 떨어졌다가 너무 짧은 기간 만에 반등하는 듯 보이다가 이제 다시 변화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다"고 내다봤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