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사회가 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을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낙점한 가운데, 이달 말 예정된 주주총회에서의 의결 과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당 의원들이 윤경림 사장 실명을 거론하면서 반대 의사를 내비치고 대통령실까지 이에 동조하고 있어, 주주총회에서의 의결 과정이 KT CEO가 되는 최종 관문이 될 전망이다.
KT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정부와 여당의 불만을 의식해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주주명부 폐쇄일인 지난해 말 기준 10.12%의 KT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지분율 7.78%)와 신한은행(5.58%)은 KT와의 사업 협력 관계에 따라 시장에서는 KT 우호지분으로 분류하지만, 정권과 국민연금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않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겨우 국민연금이 각각 7.64%와 9.33% 지분을 보유한 2대 주주다. 또 신한은행은 최대주주인 신한금융지주의 최대주주가 국민연금(8.22%)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회사 전체 지분의 33%를 차지하는 국내 소액주주와 지분 44%를 차지하는 외국인 주주의 표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내 소액주주들은 국민연금을 비판하며 결집하고 있다. KT 주가는 국민연금의 지배구조 개입과 최근 주식 매도로 인해 하락세를 나타냈다. 국민연금은 지난 11월부터 네 차례 KT 주식을 매도해 지분율을 8.53%까지 낮췄다. KT 주식은 지난 11월 초 3만원 중반대에서 현재 3만원 초반대로 내려앉았다. 지난달 28일에는 2만9천800원으로 최저치를 기록키도 했다.
KT 소액주주들은 인터넷 포털에서 'KT 주주모임' 카페를 만들고, 주주권을 적극 행사하자는 의견을 모으고 있다. 현재 561명이 가입한 해당 카페에서는 소액주주들이 전자 투표 참여 방법을 공유하고 있다. 이들은 각자 가진 주직 수를 공개하며 의결권 행사에 동참하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윤경림 후보자도 이 같은 상황을 직시하고, 난관을 타개할 방법을 찾기 위해 분투할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자는 이사회의 차기 CEO 단수 후보로 결정된 직후 "최근 정부와 주주의 우려를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면서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이슈와 과거의 관행으로 인한 문제들은 과감하게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후보자로서 주주총회 전까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맞춰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주총 문턱을 넘어 대표이사 인선이 이뤄지더라도 정부, 여당의 불만을 종식시키지 못하면 KT 안팎의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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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윤 후보자는 "정부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KT가 국민기업으로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KT 대표이사 인선 외에도 앞으로 이뤄질 KT의 사외이사 공석에 대한 논의가 주목된다. 강충구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표현명, 여은정 사외이사가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고 이강철, 벤자민 홍 사외이사가 임기 만료 전에 사임하면서 5명의 사외이사 공석이 발생했다. 여권에서는 사외이사직을 통해 KT의 지배구조를 살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