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와 경기침체가 지속되자 하이브리드 승용차가 대세로 올라섰다. 지난해 국내 하이브리드 승용차가 역대 최대 등록수인 20만대를 돌파했다. 전기차로 넘어가기 전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사이에 있는 하이브리드 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하이브리드 승용차 신차등록대수는 21만1천545대로 전년 대비 14.3% 증가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지난해 전체 신차 등록수는 168만3천657대라고 발표했다. 이 중 친환경차로 분류되는 차종 중 하이브리드 차량은 전체 차량의 12.5%다. 이 수치 중 마일드하이브리드(MHEV)는 내연기관과 전기를 혼용하지만 순수 전기동력으로는 구동이 불가능해 제외됐다.
이 중 일반 하이브리드 차량은 19만8천100대가 등록됐다. 전년 대비 20% 증가세를 기록했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는 전년 대비 판매량이 다소 감소했다.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량이 증가하게 된 요인은 경기침체와 고유가에 대한 공포로 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2월 2주(5∼9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L(리터)당 1천578.6원으로 전주보다 3.0원 올랐다. 휘발유 가격은 주간 단위로 3주 연속 상승세다.
이번 주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주보다 15.0원 하락한 L당 1천632.8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기름값은 정부의 유류세 인하로 인해 안정적인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으나 유류세 인하 폭 축소에 따라 불안정하게 오르내리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지난해 자동차 수요는 금리 급등, 물가 인상 등 경기 악화로 구매력 양극화 등 수요 위축 조짐을 보이나 하이브리드, 전기차 및 고가치 수요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 하이브리드 차종은 국산차가 장악했다. 일반 하이브리드 차종 1위는 기아의 쏘렌토로 4만9천198대를 판매했다. 2위는 기아의 K8, 스포티지, 현대차 그랜저, 기아 니로 순으로 기아가 상위권을 장악했다.
반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의 싸움이다. BMW 5시리즈가 2천929대를 판매하면서 가장 높은 판매량을 보였고 그 뒤를 벤츠 GLC가 자리헀다.
지난해 하이브리드 차 구매자는 개인 소유자로 자가용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 등록자 중 15만6천857명이 하이브리드 차량을 개인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 차를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전기차로 전환하는 중에서 보이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완성차기업들이 전동화 흐름이 빨라질 가능성도 대비해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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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가 대세가 되면서 위력을 떨치고 있지만 시기상조인 부분이 있다. 충전 인프라가 불편하고 고령 운전자들은 충전소 찾는 것부터 문제”라면서 “하이브리드차가 30년동안 쌓아온 기술적 안전도에 내연기관보다 친환경적이고 연비부분에서도 절약이 되는만큼 많은 소비자가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하이브리드 차가 몇년은 가겠지만 전기차 전환에 대응도 흐름을 잘 들여다보면서 빨리 준비해야 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