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수를 정화하면서 동시에 전력도 생산하는 기술이 나왔다. 물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물 정화 막대한 에너지가 쓰이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윤석진)은 오·폐수, 바닷물, 지하수 등 다양한 물 자원을 활용해 전기를 연속적으로 발생시키면서 식수를 제공할 수 있는 신개념 분리막(membrane)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KIST 전자재료연구센터 장지수 박사와 명지대 신소재공학과 윤태광 교수 공동 연구팀은 하부에는 물을 정화하는 다공성 필터 분리막이, 상부에는 전기가 통하는 전도성 고분자가 샌드위치 구조로 결합된 분리막을 만들었다.
분리막은 물이 흐르는 방향을 제어해 수직으로 관통하면 정화되고, 수평 방향으로 확산하면 직류 전기를 만들어 내도록 설계됐다. 10㎚ 이하의 오염물질을 95%이상 제거할 수 있어 폐수 안 미세플라스틱이나 중금속 입자 등을 정화할 수 있다. 단 10㎕의 물로도 3시간 이상 전력을 일으킬 수 있다.
또 단순한 용액 프린팅 공정을 통해 크기 제한 없이 제작 가능해 제작 단가와 공정 소요 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상용화에 적합하다. 연구진은 개발된 분리막을 실제 공장 현장에 적용해 폐수의 수질을 식수 수준으로 향상시키면서 전기를 생산하는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 기술이 실용화되면 공장 폐수를 줄이면서 현장 비상 전력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배에 설치하면 바닷물을 식수로 만들면서 선박 비상전력원으로 쓸 수도 있다. 땀을 이용해 전력을 발생시키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로도 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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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수 박사는 "물 부족 문제 해결과 친환경 에너지 생산이 동시에 가능한 신기술"이라며 "수질 관리시스템 및 비상전력 시스템으로도 응용 가능성이 매우 크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받아 KIST 주요사업으로 수행되었으며, 연구 결과는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최신 호에 표지논문으로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