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국민연금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면 오는 2055년에 기금이 모두 소진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제도 개선 없이는 2055년에 국민연금 수령자격(2033년부터 만65세 수급개시)이 생기는 90년생부터 국민연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악화가 가장 큰 원인인데, 고갈 시점이 4차 재정계산(2018년) 때 예측한 시점보다도 2년 더 빨라졌다.
보건복지부 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재정추위)는 27일 이 같은 내용의 5차 국민연금 재정추계 시산결과(2023~2093)를 발표했다.
재정추계는 국민연금법 4조에 따라 매 5년마다 실시하는데, 통상 시기가 도래하는 3월에 결과를 낸 후 당해 10월 국회에 향후 5년간의 국민연금종합운영 계획을 제출해왔다.
이번 재정추계 잠정발표(시산)는 이 같은 일정을 두 달여 앞당긴 것으로, 국회에서 진행 중인 연금개혁 논의와 맞물려 개혁 작업에 더 속도를 내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재정추계 시산결과를 보면 현행 국민연금 제도 유지 시 오는 2041년부터 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아지는 수지적자가 발생하고, 2055년이면 기금 소진에 직면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지난 4차 국민연금 재정추계(2018년) 때 내놓은 예측 시점보다 수지적자는 1년, 기금 소진은 2년 앞당겨진 결과다.
재정추위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악화, 경제성장 둔화 등을 국민연금 재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합계출산율은 하락해 가입자 수는 감소하는데, 기대수명 증가로 수급자 수는 더 증가해 보험료 수입감소, 급여지출 증가가 예상된다고 재정추위는 설명했다.
재정추위가 통계청의 '2021년 장래인구추계' 조사결과를 인용한 내용을 보면 합계출산율은 2023년 0.73명에서 2024년 최저 수준인 0.70명까지 하락한다. 다만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연기된 혼인이 회복세를 타고, 이른바 2차 에코세대(출생아수 70만명대)인 91년생의 30대 진입으로 2030년 0.96명, 2046년 이후에는 1.21명 등 완만한 회복세를 점쳤다.
문제는 출산율 속도를 초월한 가파른 인구 노령화다. 재정추위는 '65세 이상' 인구대비 노령연금 수급자 비율이 올해 44.0%에서 오는 2070년에는 84.2%까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실질경제성장률과 실질임금상승률 하락 등과 같은 거시경제 변수도 단기적으로 보험료 수입 감소를 가져올 것으로 봤다.
재정추위는 단순 보험료율 조정만으로 재정안정화를 꾀하기 위해서는 적립기금 규모에 대한 목표 시나리오별 필요보험료율을 4차 재정계산 때보다 약 1.66%p~1.84%p까지 높게 잡았다.
실례로 수입보다 지출이 많아지는 '수지적자'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현행 9%인 보험료율을 오는 2025년까지 19.57%로, 2035년까지는 22.54%로 인상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지난 4차 재정추계 때는 2020년 18.20%, 2030년 20.22%로 인상치를 제시했었다.
4차 재정계산 대비 인구구조 악화로 제도부양비가 높아지면서 부과방식비용률도 증가했다. 예측한 기금 소진 연도인 2055년 기준 부과방식비용률은 26.1%로, 4차 재정계산(24.6%) 대비 1.5%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과방식비용률이란 당해연도 보험료 수입만으로, 당해연도 급여지출을 충당한다고 가정하는 경우 필요한 보험료율로, 인구변수에 영향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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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목 재정추계전문위원장은 "국민연금 재정추계 시산결과는 보험료율, 소득대체율, 가입·수급연령 등 제도 세부내용을 조정하지 않고, 현행 제도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를 가정하고 전망한 결과치"라며 "기금소진연도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현재 진행 중인 국회 연금개혁 논의와 향후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 수립을 위한 참고자료로 활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