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옷에서 유용한 PET 섬유 추출해 재활용한다

버려지는 의류에서 유용한 폴리에스터(PET) 섬유만 간편하게 추출해 재활용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의류산업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기술로 활용이 기대된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미혜)은 폐합성섬유를 화학적으로 선별, 플라스틱 원료인 단량체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화학적 방법으로 유색섬유나 혼방섬유를 합성 이전의 원료로 전환, 의류 폐기물 발생량을 줄일 수 있다.

현재 의류산업은 지구 전체 탄소 배출량의 10%를 차지하며, 폐의류는 소각되거나 버려져 환경을 위협한다. 특히 의류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합성섬유는 플라스틱처럼 잘 썩지 않아 환경에 해를 끼친다. 섬유 폐기물을 재활용하려면 재질에 따라 분류해야 하는데, 현재 분류 방법은 효율이 낮고 분류 후에도 이물질이 포함된 경우가 많아 재활용에 한계가 있다.

화학연 조정모 박사 연구팀은 폐의류 속 염료의 화학적 성질을 이용, 재활용 원료를 분리하는 선별 기술을 개발했다. PET에만 작용하는 추출제를 개발, 이 추출제를 혼합 폐섬유에 접촉해 색이 변하는 PET 섬유만 골라내는 방식이다.

여러 종류의 섬유가 섞인 혼합 폐섬유에서 색이 있는 섬유만 구분하고, 개발한 추출제를 적용해 탈색이 일어나는 섬유만 PET로 판별해 분리한다. 또 색이 없는 섬유의 경우, 추출제와 접촉하면 PET 섬유에서만 염색이 일어나기 때문에 원하는 PET 섬유를 골라낼 수 있다.

※ 정제기술의 조합·배치에 따른 이물질 제거 및 저온 해중합 모식도 (자료=화학연)

이 방식은 오차율이 낮고 지금까진 분리가 어려웠던 염료도 제가할 수 있어 고품질 PET 소재만 선별할 수 있다. 또 폐섬유 선별과 탈염료화 과정에 생분해성 화합물이 쓰이고, 사용후 염료가 포함된 추출제도 회수해 재사용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팀은 폐합성섬유에서 분리된 PET 소재를 빠르게 분해해 합성 이전의 단량체 원료로 되돌리는 기술도 개발했다. 단량체는 화학 결합으로 고분자가 될 수 있는 단분자 물질로, 플라스틱 원료로 쓰인다.

에틸렌글리콜을 반응물로 첨가해 고분자를 이루는 에스테르 결합을 분해하는 글라이콜리시스 반응을 150℃의 저온에서 일으키는 기술이다. 기존 폐PET 분해 공정은 200℃ 이상 고온 조건에서 이뤄졌으나, 새 기술로는 저온에서도 2시간 이내에 완전히 분해할 수 있어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유색 PET병 재활용에도 활용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