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 한마리 때문에…한밤중 700세대 주민들 '덜덜'

생활입력 :2023/01/17 15:06

온라인이슈팀

"한겨울 정전이 이렇게 추울 줄은…."

"전기장판은 꺼지고 보일러는 가동을 멈췄어요."

17일 오후 광주 북구 신용동 첨단2지구 한 아파트단지에서 만난 주민들은 전날 밤 발생한 정전상황을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쥐(제공=픽사베이)

이모씨(30·여)는 "자정쯤 온 집안의 불이 꺼지더니 어느샌가 켜놨던 전기장판도 차갑게 식었다"며 "난생 첫 정전인데 두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은 경험이었다"고 손사레를 쳤다.

그는 "전기가 끊기면 적어도 지금 어떤 상황인지 안내 방송이라도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우리 가족은 어두컴컴한 집 안에서 불이 들어오기만을 기다렸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들도 정전으로 인한 불편을 호소했다.

중학교 1학년생 이모양(13)은 "잠들기 전 샤워를 하고 있었다"며 "화장실 전등은 꺼지고 뜨거운 물은 차차 차가운 물로 변했다"며 토로했다.

이어 "그나마 휴대전화 배터리가 완충상태라 친구들과 단체 대화방을 통해 상황을 공유했다"며 "부모님과 언니도 정전으로 당황해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아파트단지 일대에서는 전날 오후 11시55분부터 이날 오전 2시30분까지 정전사태가 발생했다.

한국전력 광주전남본부는 직원들을 투입해 순차적으로 복구조치를 했지만 700여세대와 상가, 인근 초등학교에서는 전기가 끊겨 한겨울 추운 밤을 보내야 했다.

당시 광주지역 평균 기온은 영하 3.4도로, 정전은 전기설비 내 쥐가 들어가면서 발생했다.

단지 인근에 위치한 초등학교 내 수전설비 안으로 쥐가 들어갔고, 쥐가 전선을 건들이며 일부 설비가 불에 타 훼손됐다고 한전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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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설비는 한전에서 고압으로 송전한 전력을 실제 필요 전력으로 변전하는 시설이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