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네팔에서 추락한 비행기의 조종사가 17년 전 비행기 추락으로 사망한 조종사의 부인이라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이처럼 부부 조종사가 사망할 정도로 네팔에서 비행기 추락사고가 자주 일어난다고 강조했다.
2006년 네팔 항공의 소형 비행기 조종사인 남편이 숨진 뒤 안주 하티와다가 남편의 뒤를 잇기로 했다. 가족들이 반대를 무릅쓰고 딸을 부모에게 맡긴 뒤 간호사를 그만두고 미국에서 조종사 훈련을 받았다. 네팔로 돌아와 2010년부터 예티 항공사에서 일하면서 수천 시간의 조종 경력을 쌓으며 기장으로 승진했다.
지난 15일 하티와다가 몰던 2발 프로펠러 엔진 비행기가 히말라야 휴양지 포카라 공항 활주로에서 2㎞ 가량 떨어진 곳에 추락했다. 72명의 탑승자 전원이 숨진 네팔 최대의 항공 참사였다.
이처럼 부부 조종사가 사망할 정도로 네팔에서 항공사고가 잦다. 까다로운 지형과 예측이 어려운 날씨에 더해 당국의 규제 미비와 낡은 항공기, 정비 기술 부족 등이 겹친 때문이다.
아직 사고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충돌 직전 녹화된 동영상을 근거로 엔진 고장이나 조종사의 순간적인 통제력 상실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한다. 포카라 공항 인근 거주 주민이 촬영한 동영상에서 추락한 ART-72 비행기가 맑은 날 하늘에서 갑자기 급강하해 협곡으로 떨어졌고 화염과 연기가 솟아 올랐다.
비행기가 착륙하는 도중 승객이 페이스북에 올린 다른 90초짜리 동영상에서 비행기가 한쪽으로 크게 기울어지는 모습이 보였고 비명이 울린 뒤 화염이 솟았다.
승객은 네팔인 53명, 인도인 5명, 러시아인 4명, 한국인 2명, 호주와 아르헨티나 및 프랑스와 아일랜드인이 각각 1명씩이고 네팔인 승무원 4명 등이다.
네팔에선 1990년대 이후 30건 이상의 여객기 추락사고가 발생했다. 2009년에는 유엔의 감시기구가 네팔의 안전조치 수준이 요구 수준의 47%에 불과한 것으로 밝혔다. 이 때문에 유럽연합(EU)는 네팔 항공의 취항을 금지하고 있다. 지난해 안전조치 수준은 70%였다고 네팔 항공청이 밝혔으나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라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팬데믹 이전 네팔은 국내선 및 국제선 항공 수요가 꾸준히 증가했다. 관광객들이 늘어난데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네팔의 공항 수준이 늘어나는 항공 수요를 감당하기 힘들 것으로 판단했다.
히말라야산에 걸쳐 있는 네팔은 소형 여객기로 소형 공항 사이는 오가는 비행이 매우 많다. 대형 국제선 여객기는 수도 카트만두 공항에만 취항한다. 세 번째로 큰 포카라 공항은 중국이 지원한 2억 달러(약 2476억원)로 지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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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고에 대해 인도의 민간단체인 인도항공안전의 책임자 비젠데르 시와치는 동영상을 보고 사고 당시 날씨가 맑았던 때문에 까다로운 지형이 사고 원인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기계 고장이나 조종사 실수로 추력을 상실해 통제 불능에 빠졌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