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5억 횡령' 오스템 前직원 징역 35년…1151억 추징

횡령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

생활입력 :2023/01/11 15:18

온라인이슈팀

회삿돈 2215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스템임플란트 전 재무팀장 이모(45)씨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부장판사 김동현)는 이날 오후 2시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사진=뉴시스

함께 범행에 가담해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받는 아내 A씨는 징역 3년을 선고받았으나 당일 법정 구속은 되지 않았다.

아울러 법원은 같은 혐의를 받는 여동생 B씨, 처제 C씨에 대해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한 이씨에 대해선 벌금 3000만원과 함께 1151억8797만여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부인과 처제, 처제의 배우자 명의 부동산 전세보증금·분양리조트 회원권 보증금 등 반환채권의 몰수 명령도 내렸다.

이씨 측은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단독 범행이 아닌 '윗선'의 개입이 있었다고 하거나, 가족들이 횡령한 돈인 줄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모든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재무관리팀장이던 이씨가 천문학적 액수의 회삿돈을 장기간 횡령해 죄질이 나쁘고, 피해액의 절반 가량을 회수하기 어려운 점, 코스닥 상장사였던 오스템임플란트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재개되는 등 피해가 막심했던 점을 지적했다.

특히 재판부는 "'어느 정도 처벌은 감수하더라도 이 재산은 확보해놓겠다, 형을 복역하고 난 뒤에는 이 재산을 활용해서 이익을 누리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흔적이 보인다"며 "계획한 형 복역 후 이익의 향유를 막을 수 있는 형이 선고돼야겠다는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부인 A씨에 대해선 "견물생심(見物生心)이란 말처럼 남편이 어떤 날 어마어마한 돈을 가져왔을 때 유혹을 느끼는 건 어떻게 보면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안타까운 것은 현재까지도 그 재산 자체는 그대로 본인이 보유하려고 하는 인식, 의도, 계획을 갖고 있는 것 같아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주식 거래나 가상자산 투자로 번 돈인 줄 알았다는 주장에 대해선 "그렇게 해서 번 돈이라면 이렇게 쫓기듯이 단기간 내에 이렇게 많은 금액을 이전할 수는 없다"며 "증여를 할 때 왜 주는 지 등의 대화가 오고가는 게 맞는데 이렇게 서로 007 비밀작전하듯 '어디 와서 계약만 해라'하는 식으로 재산을 이전하진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이씨와 A씨가 부부이고 아직 자녀들이 어린 데다가 이 사건 과정에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병환 중에 있는 것은 알지만 출소 후 재산, 이익을 확보하려는 모습에 대해선 엄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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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여동생과 처제에 대해선 가족관계인 이씨 등의 부탁을 거절하긴 힘든 점을 참작했다고 재판부는 부연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