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데기로 열 체크”… ‘더 글로리’ 충격 장면, 17년 전 실화였다

송혜교 주연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가 인기를 얻으며 17년 전 청주 여중생 학교폭력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고데기 학폭 진짜 있었네", "더 글로리 학폭 실화네" 등의 제목으로 지난 2006년 청주에서 발생했던 학교폭력 사건을 소환한 글들이 올라왔다.

극 중 실제 사건의 모티브가 된 장면은 학폭 주동자 박연진(신예린 분)이 동급생 문동은(정지소 분)에게 "열 좀 체크해 달라"며 미용 도구인 고데기로 팔을 지지는 부분이다.

그저 드라마의 한 장면으로만 남았으면 좋았을 법한 고문에 가까운 행위는 청주 모 여중, 당시 15세였던 정모양의 실화였다.

MBC 등에 따르면 지난 2006년 4~5월 정양은 주동자 김모양을 포함한 서너 명의 동급생으로부터 상습적인 폭행을 당해 전치 8주의 상해를 입고 병원에 입원했다.

가해 학생들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말을 듣지 않는다' 등의 트집을 잡아 고데기로 정양의 팔을 지져 화상을 입혔으며 머리핀으로 가슴에 날카로운 상처를 내고 둔기로 정양의 온몸을 폭행해 피멍 들게 했다.

2006년 학폭 피해자 정양이 고데기 열로 입은 상처. (MBC 갈무리)

학교 측은 폭행 사실을 알고 조사를 벌였지만 가해 학생들은 폭행을 부인, 학교 측도 "결정적인 단서가 없다"며 미온한 대응을 했다.

정양의 아버지는 학교 측의 조처를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며 가해학생들을 경찰에 고발, 결국 김양은 범행 일체를 자백하며 구속됐고 학폭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학교와 교사들도 행정처분을 받으며 사건은 일단락됐다.

정양 사건을 다시 떠올리거나 새롭게 알게 된 누리꾼들은 "헐 이게 실화라니. 현실이 더 지옥이다", "가해 학생들 떳떳하게 얼굴 들고 잘살고 있을 거 같아서 열받는다", "가해자들 지금 어디서 뭐하고 있나 궁금하다. 사회생활하거나 결혼해서 잘 지내겠지. 피해자에게 드라마가 조금이라도 위안이 됐으면" 등의 댓글을 남기며 분노를 금치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