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웹서비스(AWS) 개발자가 오픈소스 닷넷 개발을 위한 자금 부족을 지적했다. 마이크로소프트 경쟁사인 AWS가 오픈소스 닷넷 개발을 지원해 마이크로소프트를 돕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더레지스터는 지난달 28일부터 12월2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AWS 리인벤트 2022' 컨퍼런스 세션에서 AWS 소프트웨어 개발 관리자 사이캇 바네르지가 "닷넷 오픈소스에 자금이 크게 부족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닷넷 오픈소스의 슬픈 점은 여전히 이를 타사 오픈소스라 부른다는 것으로, 이렇게 해선 안 된다"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플랫폼 전용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이었던 닷넷은 지난 2016년 오픈소스로 공유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당시 '닷넷 재단'을 설립하고, 오픈소스 크로스 플랫폼 버전의 '닷넷 코어'를 선보였다.
닷넷코어는 현재 '닷넷'으로 이름을 바꿨는데, 윈도뿐 아니라 리눅스, 맥OS 등 다양한 운영체제에서 활용 가능하다. 윈도 전용인 '닷넷 프레임워크'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여전히 직접 개발하지만, 리눅스와 맥OS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 공통 버전의 '닷넷'은 재단 주도로 개발된다.
AWS에 따르면, 닷넷은 현재 AWS에서 3번째로 많이 활용되는 프로그래밍 스택이다. 파이썬과 자바 다음으로 닷넷을 많이 쓴다는 것이다. 세계에 1천만명 이상의 개발자가 닷넷 플랫폼으로 프로그래밍하고 있다. 이는 자바스크립트, 파이썬, 자바, C/C++ 등에 이은 4번째 규모다.
AWS는 현재 닷넷재단의 스폰서 10곳 중 하나다. 여러 오픈소스 재단이 수십, 수백개 스폰서를 유치한 것에 비하면 초라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닷넷재단 자금 지원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AWS가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밀고 있는 플랫폼에 투자한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AWS는 지난 2년간 윈도 환경의 닷넷프레임워크를 닷넷코어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윈도에서 돌아가던 닷넷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AWS 리눅스 인스턴스 환경으로 이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의 환경을 AWS로 이전시키기 위해 닷넷에 투자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닷넷재단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는 '독립적인 비영리 단체'라고 강조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닷넷재단의 활동을 제한하거나 통제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작년 닷넷재단에서 프로젝트 유지관리자의 사전 통지없는 프로젝트 저장소 이동으로 문제제기가 강하게 일어났고, 이사장이 사임하는 등 신뢰에 금이 갔다. 올해엔 비주얼스튜디오 관련 기능을 오픈소스 닷넷에서 제거했다가 뒤늦게 사과하고 원상태로 복원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닷넷재단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상황은 확실하다. 닷넷재단에서 활동하는 개발자 중 상당수가 마이크로소프트 소속이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정치적 판단에 따른 입김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도 드러났다.
AWS 소속 개발자가 닷넷에 대해 타사 오픈소스라 부르는 상황을 개탄한 것은 이 때문이다. 완전히 독립적인 오픈소스라 하기에 닷넷의 현상황은 애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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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AWS와 마이크로소프트 소속 개발자들은 회사의 입장을 떠나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윈도 닷넷프레임워크의 코드를 오픈소스 닷넷 코드로 이식하는 도구인 윈도커뮤니케이션파운데이션(WCF) 프레임워크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와 AWS 개발자가 협력해 개발하고 있다.
AWS는 이밖에도 리눅스 컨테이너에서 액티브디렉토리(AD)를 연결할 수 있는 방안을 개발중이다. AD의 자격증명을 리눅스 컨테이너에서 활용하게 해주는 요소다. 또한, AWS 람다에서 닷넷 AOT 컴파일 전용 도구를 개발해 선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