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16강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 값진 무승부를 이뤄냈다. 이기지는 못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기준 우루과이가 한참 앞서있다는 걸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결과다.
만약 이번 월드컵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서 유료로 독점 중계됐다면 어떨까. 현행 방송법은 '보편적 시청권'을 법으로 보장하는 시청자의 권리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는 국민적 관심이 큰 체육경기대회와 그 밖의 주요 행사를 고시해 90%의 가시청가구를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테면 동·하계 올림픽과 FIFA 주관 월드컵 중 국가대표팀 출전 경기는 90%의 가시청가구를 확보해야 한다. 동·하계 아시아경기와 야구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중 국가대표팀 출전 경기는 75%의 가시청가구가 확보돼야 한다.
다만, 아직 해당 범위 내에 OTT가 포함됐는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현행 방송법에 OTT에 대한 정의가 없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정책연구계획을 세워 OTT도 법 적용 대상인지, 추가적인 제도가 필요한지 등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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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는 현행 방송법과 IPTV법을 통합해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을 만들고 이를 토대로 OTT를 포함시킨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논의 단계일 뿐 구체적인 구상은 나오지 않았다. 또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미디어산업 변화에 맞는 통합 미디어 법체계를 따로 연구하고 있는 상황이라, 논의는 더 길어질 수 있다.
현재 큰 스포츠 이벤트는 TV와 OTT가 중계를 병행하는 모양새다. 다만 과거처럼 지상파와 TV만을 기준으로 잡고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하는 것은 답이 아닐 수도 있다. 1인 가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시청패턴의 변화로 OTT를 통해 영상을 보는 게 더 익숙한 시청자도 많다. 이제는 보다 포괄적이고 정교한 보편적 시청권 평가 방법과 방안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