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거래량 4위를 기록하던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파산 전망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샘 뱅크먼 프리드 FTX 최고경영자(CEO)는 이용자 출금 요청을 수행하기 위한 긴급 자금 80억 달러를 요청하고자 투자자들에게 연락했다.
FTX는 지난 9일 자금 인출을 잠정 중단했다. 지난 2일 블록체인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가 FTX 자매회사 알라메다리서치의 대차대조표를 토대로 FTX에 대한 유동성 위기 의혹을 제기한 뒤 일주일 만에 인출 중단이 결정됐다.
해당 보도를 통해 알라메다리서치의 자산 상당량이 FTX가 발행한 FTX토큰(FTT)으로 구성돼 있고, 이 중 상당 부분이 담보로 활용됐을 뿐 아니라 회사 부채가 74억 달러 규모로 막대한 점이 알려졌다.
이에 FTT 시세가 하락할 경우 알라메다리서치와 FTX를 시작으로 관련 업체 전반에 경제적 피해가 뻗쳐나갈 수 있다는 '뱅크런' 가능성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에 FTX 이용자들이 잇따라 자금을 인출하는 상황이 나타났다.
FTX와 알라메다리서치는 의혹이 제기된 초반엔 재무 상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지난 7일 스테이블코인 출금 지연 문제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도 은행의 주말 휴무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결국 인출 중단을 결정한 뒤, 곧이어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에 회사를 매각한다고 밝혔다.
현재 이마저도 무산됐다. 9일 바이낸스는 FTX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기업 실사 결과 이용자 자금 관리 상의 문제와 미국 당국의 조사 등을 고려해 인수 계획을 철회한다고 10일 밝혔다. 바이낸스는 "FTX 이용자에게 유동성을 제공하려 했으나, 우리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능력 범위를 벗어났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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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FTX 법규 및 컴플라이언스 준수 팀 직원 대부분은 지난 8일 퇴사했다.
FTX 위기설이 현실화되는 분위기가 조성되자 FTT도 폭락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일주일 전만 해도 25 달러 내외를 기록하던 FTT 시세는 현재 2.6 달러로 90% 가량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