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동일 악재 다른 실적 왜?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 하락 등 악재 불구 정유 부문서 희비 갈려

디지털경제입력 :2022/10/28 18:11    수정: 2022/10/29 08:53

3분기 실적 발표 결과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의 희비가 엇갈렸다. 당초 국제유가 변동성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의 하락으로 정유사들의 고전이 예상됐지만 두 회사의 실적은 판이하게 달랐다. 정유 부문의 실적 여부가 이번 분기 두 회사의 성적표를 가른 원인으로 분석된다.

앞서 업계는 국제유가가 감소하는 가운데 정유업계 수익 지표로 사용되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도 지속 하락하면서 정유사들의 실적 악화를 예상한 바 있다. 실제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 3·4분기 평균 가격은 배럴당 7.9달러로 배럴당 20.8달러였던 2·4분기와 비교하면 62% 감소했다.

정유 원가 판매가격을 나타내는 제품 스프레드도 적자를 심화할 원인으로 전망됐다. 전분기 배럴당 29.8달러였던 휘발유 스프레드는 3분기 9.0달러까지 주저 앉았다. 하지만 동일한 악재에도 불구하고 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의 실적은 판이하게 엇갈렸다.

지난 27일 에쓰오일은 3분기 매출액이 11조1천226억원, 영업이익 5천117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56.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9% 감소했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으로 호실적을 보였던 2분기와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8%, 70.3% 급감했다. 당기순손실도 96억원으로 적자전환 됐다. 

반면 현대오일뱅크는 매출 10조2천831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305.6% 증가한 7천22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16.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8.8% 축소됐지만 에쓰오일의 실적과 견줘 하락 폭은 크지 않다.

에쓰오일 잔사유 고도화시설(RUC). 사진=에쓰오일

두 기업의 희비를 가른 요소는 정유 부문의 매출 증대와 악화다. 통상적으로 정유부문은 정유사들의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정유사들의 매출은 정유, 석유화학, 윤활기유 사업 부문으로 나뉘는데 이번 현대오일뱅크의 정유 사업 부문 매출은 전체 매출의 약 92%를 차지한다. 현대오일뱅크의 3분기 정유 부문 매출은 9조4천382억원 영업이익은 62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액은 82% 대폭 늘었고, 영업이익 역시 533%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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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의 정유 부문 매출을 살펴 보면 매출액 9조160억원, 영업이익 79억원을 나타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2% 가량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이 58% 감소했다. 두 회사의 엇갈린 정유 부문 실적 원인은 다양하다. 생산 여력에 따른 영향, 또 재고처리방식의 차이다. 에쓰오일의 경우 선입선출법이라는 재고처리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선입선출법은 선순위로 확보된 물량을 판매 당시 국제유가에 연동해 판매하는 방식이다. 유가 상승시에는 이익이 크지만 반대로 하락 시에는 손실이 많이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총평균법을 차용한다. 총평균법은 해당 분기 국제유가의 평균 가격을 매겨 재고를 판매한다. 따라서 국제유가 변동성에 따른 손실이 크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