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A씨는 만기가 다가온 정기 예금 3000만원을 어떻게 굴려야 할지 고민이다. 당장 은행 정기 예금 금리가 연 4%초반까지 올랐지만, 금리 인상기에 따라 예금 금리도 당분간 인상세가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자고나면 뛰는 예금 금리에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목돈이 묶일까 걱정이다.
시중은행들이 연 4%가 넘는 정기 예금, 연 10% 적금 금리를 제공함에 따라 한 푼이라도 더 이자 혜택을 받으려는 재테크족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이에 따라 표면금리가 예금보다 높은 적금을 활용하는 방안이 뜨는가 하면 단기자금은 하루만 맡겨도 높은 이자를 적용하는 '파킹통장'이 인기다. 영업 조달비용 증가로 과거만큼 혜택을 주지 않는 신용카드의 경우 '캐시백' 혜택은 유지하고 있어 이를 전략적으로 노리는 고객들도 적지 않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재테크족 사이에는 은행 수신 상품 계좌를 여러 개 만들어 유지하는 이른바 '풍차돌리기'가 확산하고 있다.
풍차돌리기는 1년짜리 정기 예금이나 적금 상품에 매달 새로 가입해 돈을 모으는 재테크 방식을 말한다. 1년 뒤 매월 차례로 만기가 도래하면 그간 넣은 돈을 상품별로 다달이 원금과 이자를 받으면서 수익을 낼 수 있고, 이를 다시 은행에 맡겨 복리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풍차돌리기는 계좌를 여러 개 관리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금리가 오르는 시기 가장 금리 혜택을 많이 볼 수 있는 방법으로 꼽힌다. 이런 소비자 특징을 감안해 최근 은행들은 연 5%가 넘는 고금리 적금 상품의 경우 월 납입 한도를 50만원 아래로 낮게 설정해 신규 유입을 이끌고 있다.
최근에는 월 500만원까지 예치가 가능한 고금리 적금을 예금처럼 활용하는 방법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KDB산업은행이 판매 중인 'KDBdream 자유적금'은 지난달 30일 기준 연 4.77% 금리를 제공한다. 여기에 월 예치금액은 1만~500만원까지, 1인당 10계좌까지 가입이 가능하다. 만기는 12~36개월까지다.
적금 상품은 상품 구조상 첫 달 예치금만 고시된 금리(연 4.77%)가 그대로 적용된다. 목돈이 5000만원 이하인 경우 가입 첫 달 여러 계좌에 나눠 넣고 나머지 달은 1만원만 불입하면 만기 시 예금 상품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 이렇게 이용할 경우 같은 날 시중은행 최고 금리(연 4.35%) 상품인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보다 0.42%포인트(p) 높은 금리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목돈을 잠깐 들고 있는 경우 수시입출금 통장에 두기보다 파킹통장에 예치하면 이자 혜택이 낫다. 특히 저축은행들이 이 상품군에서 금리 경쟁에 나서고 있어 최근 이자율이 높게 형성돼 있다.
OK저축은행의 'OK비대면보통예금'은 1억원 이하 예치시 연 3.3%의 금리를 준다. SBI저축은행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사이다뱅크'에서 판매하는 '입출금통장'도 1억원 이하 예치 시 금리는 연 3.2%다. 페퍼저축은행의 '페퍼스 파킹통장'도 예치금 5000만원까지는 금리가 연 3.2%다.
신용카드는 카드사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인 여신전문금융채 금리가 최근 연초 대비 3%p 이상 오르면서 혜택이 좋은 카드를 찾기가 더 어려워졌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캐시백 이벤트는 지속하는 분위기다. 신규가입 내지 자사 카드 이용실적이 직전 6개월 이내 없는 고객이 약속한 기간 동안 일정액 이상 카드결제를 사용하면, 수십만원 상당의 포인트 또는 지원금을 준다. 예컨대 우리카드는 지난달 'NU Uniq 우리카드'에 신규가입 후 10월부터 12월말까지 총 40만원 이상을 사용하는 고객에게 최대 18만원을 돌려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카드사별로 수십만원의 캐시백 이벤트를 반복적으로 진행하고 있어 가입, 리워드, 해지를 반복하는 이용자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풍차돌리기'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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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도 이러한 판매 전략에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혜택만을 노리는 고객들에 대해서도 신용판매에 따른 수익이 얻을 수 있도록 상품을 설계했다"며 "카드모집인을 운영하는 것보다 페이백을 활용하는 게 비용 측면에서 더 나은 점도 있다"고 말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