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의 3분기 실적이 기대보다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라 TV, 가전, 스마트폰 등 소비제품 수요가 감소한 탓이다. 더불어 지난 몇 년간 강세였던 반도체 마저 가격 하락과 출하량 감소로 실적 하락세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기대치를 하회하고, LG전자의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를 부합하는 수준이 전망된다.
■ 삼성전자, 가전·TV·반도체 줄줄이 실적 하락세
30일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전망은 매출 77조7천억원, 영업이익 11조5천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매출 78조2천억원, 영업이익 12조2천억원)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는 직전 분기 대비 매출 1% 증가, 영업이익 18% 감소가 전망됐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 5% 증가, 영업이익은 27% 감소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예상대로 3분기 매출을 기록할 경우 5분기 연속 매출 70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매출 73조9천800억원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분기 매출 70조원을 돌파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의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지난 7월만 하더라도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4조3천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8% 증가가 예상됐다. 그러다 전망치가 12조원대에서 11조원대로 하향 조정한 것이다.
삼성전자 3분기 사업부별 영업이익 추정치는 반도체 6조7천억원, 디스플레이 1조4천억원, MX와 네트워크 2조7천억원, 가전/VD이 3천억원이 예상된다.
3분기 반도체, 가전, TV 사업은 수요 부진으로 2분기 대비 감소, 스마트폰은 달러 강세에도 불구하고 플래그십 모델 호조로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 디스플레이는 북미 고객사 신규 제품 출시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디스플레이는 2017년 진행했던 대규모 투자의 감가상각 종료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견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IBK투자증권은 "3분기 반도체는 예상보다 크게 부진할 전망"이라며 "평균판매가격(ASP) 하락폭도 예상치를 상회하고, 비트 그로스도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수요가 부진에 따른 가격 하락에도 고객들이 반응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 문제"라며 "서버에서 모바일로 수요 부진이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연간 실적도 시장 전망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월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56조원이었지만 이달들어 증권가에서는 49조5천억원으로 12% 하향 조정했다.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 또한 31조원으로 31% 하향됐다.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매출 전망치는 312조원으로 첫 300조원 달성이 예상된다.
DB금융투자 증권은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IT세트 판매 부진과 그에 따른 세트 업체들의 재고 축소 노력으로 3분기 이후 메모리 가격 급락이 가시권에 진입했다"라며 "3분기부터 당분간 삼성전자의 분기 실적은 하락세를 보이다 내년 3분기부터 개선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이어서 "급격한 메모리 가격 하락은 내년 IT신제품의 메모리 탑재량을 증가시키며 신제품 출시가 본격화되는 2분기 이후 메모리 출하 증가를 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 LG전자, TV 수요 부진 심각…전장 사업 2분기 연속 흑자전환 예상
LG전자의 3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19조9천억원, 영업이익 8천776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매출액 20조원, 영업이익 8천889억원)에 부합할 전망이다. 3분기는 전분기 대비 매출 2.2% 증가, 영업이익은 10.7% 증가가 예상되며,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 5% 증가, 62% 증가가 전망된다. LG이노텍을 제외한 LG전자 3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15조6천억원, 영업이익 4천374억원이다.
LG전자 또한 TV 사업 출하량 감소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관측된다. LG전자는 지난 2분기 TV 사업을 담당하는 LG전자 HE(홈 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의 실적이 분기 기준으로 7년만에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펜트업(억눌렀던 소비가 폭발하는 현상) 효과가 꺾였고,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한국투자증권은 "H&A(가전)는 부진한 업황 속에서도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며 양호하나, HE(TV등)는 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5.9% 늘어나며 기존 전망 보다 소폭 부진할 것"이라며 "특히 하이엔드 위주로 TV를 판매하는 LG전자에게는 선진국(미국, 유럽) 시장이 중요한데,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선진 시장에서의 TV 수요가 더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TV 출하량 반등은 빨라야 기저효과가 나타나는 내년 2분기~3분기에 가능할 것"이라며 "TV 패널 가격 하락에 따른 원가 개선은 강달러 영향으로 상쇄돼 HE 사업부의 부진한 영업이익률(0.5%)은 3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전자는 전장 사업(VS)이 지난 2분기 첫 흑자전환에 이어 3분기에도 안정적인 수익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지난 2분기 VS 사업은 2015년 4분기 이후 26분기만에 첫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VS 사업이 자동차 OEM 가동률 상승에 따라 매출이 전분기(2조305억원) 보다 20.4%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VS 사업 영업이익은 물류비용, 원료비 등 각종 비용 증가에도 흑자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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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은 "수주잔고가 지난해 연말 60조원에서 올해 연말까지 65조원으로 증가하는 것이 회사의 목표인데, 3분기말 수주잔고 확인도 향후 성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표다"고 분석했다.
LG전자의 올 연간 매출은 역대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시장 컨센서스에 따르면 LG전자의 실적전망치는 매출 82조5천억원, 영업이익 4조4천억원이다. LG전자는 작년에 매출 74조원으로 첫 70조원대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내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올해 보다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