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2호선 신당역에서 발생한 역무원 살해사건 피해자 측 유족은 15일 "어디 산골짜기도 아니고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이런 일을 당했으니 이해가 가느냐"며 "이번 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제2의, 제3의 이런 일들이 과거에도 있었고 앞으로 일어날 일들"이라고 말했다.
피해자의 큰아버지는 이날 장례식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현재 경찰은 신당역에서 근무 중이던 전 여성 직장동료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A(31)씨에 대해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다음 날인 16일 열린다.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자신의 서울교통공사 입사 동기였던 B씨를 스토킹과 불법촬영 등 지속적으로 괴롭히다, 지난해 10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촬영물 등 이용협박) 혐의로 고소당해 경찰 수사가 시작된 이후 직위해제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었지만, 법원이 기각했다. 이후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던 A씨는 지난 1월27일 B씨에게 합의를 종용하며 여러차례 협박성 연락을 취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차 고소당했다.
당초 법원은 두 사건을 병합 심리해 이날 1심 선고를 내릴 예정이었다. 그런데 선고 하루 전날 A씨가 B씨를 찾아가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특히 직위해제 상태였음에도 A씨는 공사 내부망에 접속해 B씨의 근무 시간을 알아냈던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B씨의 큰아버지는 B씨에 대해 "부모 걱정 전혀 안 시키고 고등학교 때 수석, 대학교 4년 동안 수석으로 장학금 받고 서울교통공사에 입사한 것"이라며 "너무 착하고 부모 마음을 헤아리는 조카였다"고 했다.
또 "엄마, 아빠 걱정될까봐 자기 신변에 관한 얘기를 전혀 안 했다"며 "한 달이 지나보니까 특별히 이상이 없으니 (경찰에) 보호조치 해제 요청을 했는데 그게 큰 실수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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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던 것에 대해서는 "당연히 구속됐더라면 이런 일이 없지 않았었겠느냐"며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