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둘러싼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디지털과 미디어, 과학기술 분야 정책논의 공백의 장기화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 달 예정된 국정감사의 원활한 준비도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또 감사 이후의 예산안 심사도 정상적인 진행이 쉽지 않아 관련 분야의 국정동력 상실 문제까지 거론되고 있다.
국회 안팎에서는 상임위 내 여야 갈등이 봉합하기 어려운 상태라면 원내 차원에서 정당 간 조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여당 내 정치 이슈로 논의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과방위는 표면적으로 상임위원장의 일방 운영과 집권 여당의 연이은 불참으로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관련 법안 처리를 이유로 법안심사2소위를 둘러싸고 여야 간 기싸움이 실질적인 갈등의 핵심이다.
여당에서는 상임위원장의 독단적인 운영을 탓하며 사퇴를 요구하고 있고, 야당에서는 회의 진행을 위한 일정 조율 책임을 회피하면서 정쟁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다른 상임위에서는 본격적인 국정감사계획서 채택 안건 논의를 준비하고 있다. 정보위원회와 외교통일위원회는 이번 주부터 관련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이처럼 국회가 본격적인 국정감사 일정에 돌입했지만, 과방위는 여당의 보이콧으로 교섭단체 간사도 선임하지 못했고 소위원회 위원장 2명도 공석이다.
현재 과방위의 기류를 고려할 때 일주일 전에 출석 요구서 송달이 이뤄져야 할 감사 증인과 참고인 선정 논의조차 만만치 않다. 급하게 국정감사 일정 합의가 이뤄지면 짧은 시간 안에 소관 부처에 상당한 양의 자료제출 요구가 이어질 전망이다.
사실상 맹탕 감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과방위의 소관 분야는 다른 상임위와 비교해 정책 환경의 변화가 급격히 빠른 점을 고려할 때 국회가 국가적으로 필요한 정책논의 시점을 스스로 걷어찼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를테면 글로벌 OTT의 등장으로 국내 미디어 환경의 대수술이 필요한데 여야가 공영방송 지배구조만 논하고 있는 점에 산업계의 불만이 솟구치고 있다. 디지털 전환과 관련한 흐름은 세계적 추세인데 국회는 방관하고 있다.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우주와 관련한 입법에 속도가 붙어야 하지만 발의 법안만 쌓이고 있다.
특히 인앱결제 문제나 글로벌 CP의 망 무임승차 논란은 ICT 최대 현안으로 꼽히지만, 과방위의 운영을 두고 여야가 설전만 벌이면서 논의조차 어려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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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부에 대한 국정감사가 정상적인 진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내년도 예산안 심사도 기대만큼 제대로 이뤄지기 쉽지 않다는 게 국회 안팎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여당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대목이다.
국회 한 관계자는 “교섭단체 간 논의 주도권을 가지려는 욕심은 어느 상임위에서도 찾아볼 수 있지만 현재 과방위는 극단적인 대립만 남아 국민의 공감을 얻기 어려운 상태에 몰렸다”면서 “이 정도로 운영이 되지 않으면 상임위에만 맡길 게 아니라 당 차원에서 조율해야 하는데 그런 의지마저 실종됐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