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파행 운영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교섭단체 간 원구성 합의가 이미 한 달 가까이 지났지만, 특정 상임위에서 여야의 기싸움이 과도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빗발친다. 여당 의원들의 불참과 집단 퇴장이 이어지면서 입법 논의를 배제한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18일 후반기 국회 들어 세 번째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에 처음으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참석했지만, 개의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공방을 주고받은 뒤 집단으로 퇴장했다.
앞서 과방위 국민의힘 간사에 내정된 박성중 의원과 정청래 위원장 간 성명과 기자회견 등으로 삼임위 파행 운영에 대한 비난이 오간 뒤 처음으로 회의장에 함께 모인 날이다.
하지만 상임위 여당 간사 선임도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후반기 국회 첫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간사로 조승래 의원 선임 안건 의결을 마쳤고, 국민의힘 간사는 박성중 의원의 불출석으로 안건을 다루지 못했다.
이날 처음 출석한 박성중 의원의 간사 선임 안건을 상정했으나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해 당사자 없는 의결을 거치지 않으면서 상임위 여당 간사 공백이 이어지게 됐다.
소위원회 구성도 반쪽에 그쳤다.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 위원장에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 위원장에 같은 당 정필모 의원을 선임했으나 국민의힘 위원장 몫으로 남겨둔 과학기술원자력법안심사소위원회와 청원심사소위원회 위원장 안건 역시 다루지 못했다.
여야의 갈등의 불똥은 소관 부처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소관 부처 측에 전체회의에 참석하지 말라는 뜻을 내비쳤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차관의 불출석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공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전날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공무원들은 국회법에 따라 내일 여야 간사 협의 없이 진행되는 결산회의에 출석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알린다”고 밝혔다.
오후에 속개된 과방위 전체회의에도 과기정통부 장차관의 불참에, 정청래 위원장은 불출석 경위서 서면 제출을 요구했다.
정 위원장은 “장관이 국회까지 와 있었고 출석하려 했으나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출석하지 못하는 강제적 상황에 빠진 것 같다”며 “출석 의도가 있었지만 타의에 의한 압력으로 상임위에 출석하지 못했다면 국회선진화법 의사진행방해죄 조건이 성립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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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의 경우 장관 불참에 따라 결산 안건을 다루지 못했다. 예산결산 소위에 회부되지 않으면서 다시 회의가 소집될 전망이다.
정 위원장은 또 “다음 일정을 잡을 때도 국민의힘은 간사가 없기 때문에 조승래 간사와 협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정상적으로 국민의힘 간사 선임 안건을 상정했지만 스스로 불참해 간사 선임을 할 수 없는 상황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