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작품인가 아닌가?…AI가 그린 그림 1위 논란

생활입력 :2022/09/04 19:34

온라인이슈팀

인공지능(AI)이 그린 그림은 예술로 평가할 수 있을까?

최근 미국에서 열린 미술전에서 AI가 생성한 그림이 우승을 차지하며 이러한 논의에 불을 지폈다.

[서울=뉴시스] AI가 그린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 우승 그림 (제이슨 엘런 디스코드 캡처)

3일(현지시간) CNN 등은 지난달 미국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대회'의 디지털아트 부문에서 게임 기획자인 제이슨 M. 앨런이 AI로 제작한 작품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Theatre D'opera Spatial)이 1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앨런은 텍스트로 설명문을 입력하면 이를 이미지로 변환시켜주는 '미드저니'(Midjourney)'라는 AI 프로그램을 이용해 그림을 생성했다. 이런 방식으로 얻은 작품 중 3개를 골라 대회에 제출했고 이 중 하나가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디지털 프로그램 사용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해당 미술전 '디지털 아트' 부문의 규정은 창작과정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거나 색깔을 조정하는 등 디지털 방식으로 이미지를 편집하는 행위를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앨런이 자신의 우승 소식을 소셜미디어 디스코드에 올리고, 이것이 소셜미디어에 급속히 퍼지면서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예술가가 단 한 번의 붓질조차 하지 않은 작품이 우승을 차지하는 게 정당한가"부터 "사람이 아닌 AI가 생성한 그림을 예술작품으로 볼 수 있는지"를 두고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부 예술가는 앨런이 AI로 생성한 그림으로 우승한 것은 '부정 행위'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앨런은 뉴욕타임스를 통해 "애초에 자신은 대회에 작품을 제출할 때 '미드저니를 거친 제이슨 M. 앨런'이라고 명시해 AI로 작품을 생성했다"며 작품의 출처를 속인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이겼고, 난 그 어떤 규칙도 어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앨런은 우승작을 만들기 위해 입력한 설명문은 구체적으로 밝히길 거절했지만 그림의 제목인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에 단서가 있다고 귀띔했다.

박람회를 감독하는 콜로라도 농업부 측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앨런이 작품을 제출할 때 AI 프로그램을 활용했다는 사실을 밝혔고, 해당 부문 규정도 창작 과정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그 어떤 예술 행위도 용인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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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AI 그림에 대한 논의는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미드저니 외에도 '달리-2'와 '스테이블 디퓨전' 등 AI 프로그램이 잇따라 출시돼 누구나 텍스트를 입력하기만 하면 손쉽게 복잡하고 사실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