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요금제 가입자 요금제 하향과 저가요금제 가입자의 요금제 상향이 동시에 발생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이다.”
통신 3사의 5G 중간요금제 출시 이후 증권가에서 반복적으로 내놓는 실적 전망이다. 중간요금제 출시로 5G 요금매출 감소 압박이 예상되지만, 실제 LTE 가입자의 5G 전환가입에 따른 요금제 상향(업셀링) 영향으로 통신사의 실적 측면에선 부정적이지 않다는 이야기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간요금제 출시에 따른 통신사의 요금매출 감소는 제한적이란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 5G 가입자엔 매력적이지 않은 중간요금제
실제 기존 고가 5G 요금제 가입자가 중간요금제로 바꾸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갤럭시Z플립4와 같은 신규 단말 출시에도 5G 중간요금제 가입자 수는 미미한 편이다.
SK텔레콤과 KT의 경우 중간요금제 바로 윗 구간의 요금제와 비교해 월 1만 이하의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기존 요금제가 데이터 제공량은 4배 가까이 많아 신설 요금제로 바꿀 소비자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점이 중간요금제 가입자 유치의 부진한 이유로 꼽힌다.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 가입자 회선 유지 비용이 포함된 이동통신 서비스 월정액을 데이터 제공량 기가바이트(GB) 단가로 따지긴 어렵다. 하지만 데이터 1GB당 월 요금을 고려하면 소비자는 새롭게 출시된 중간요금제보다 기존 요금제를 더욱 선호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 LTE 가입자는 갈아탈 만한 중간요금제
통신 3사가 선보인 중간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으로 1만원이라도 아낄 수 있는 소비자 층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들보다 5G 중간요금제는 LTE 가입자에 매력적으로 여겨질 것이란 분석도 눈길을 끈다.
SK텔레콤의 LTE 요금제 기준으로 보면 월 데이터 100GB에 6만9천원 T플랜 에센스 이하 요금제에서는 월 데이터 제공량 1.5GB, 2.5GB, 4GB 등의 요금제로만 구성됐다.
5G에서도 100GB 월 6만9천원 요금제가 동일한 월정액과 데이터 제공량으로 구성된 가운데, 이보다 하위 구간 LTE 요금제 가입자의 경우 월 24GB의 5만원대 5G 요금제로 갈아탈 여지가 크다.
월 5만원 4GB LTE 요금제와 비교해 월 5만9천원 24GB 5G 요금제는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상반기 말 기준 통신 3사의 5G 가입자 비중이 50% 안팎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간요금제는 남은 절반의 LTE 가입자를 5G로 전환하는데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 중간요금제 기대효과도 결국 알뜰폰 몫?
5G 중간요금제의 도입 취지는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자의 요금제 선택권 확대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김상희 국회부의장이 월 데이터 사용량 10GB와 100GB 사이에 고를 5G 요금제가 없다는 지적에서 비롯된 논의다. 이후 새 정부 인수위에서 정부의 정책 방향으로 구체화 됐다.
이에 따라 통신 3사가 고민 끝에 중간요금제를 출시했지만, 요금 선택권 확대는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중간요금제 구간이 5G 알뜰폰 요금제로 도매제공이 이뤄질 경우 더욱 경쟁력을 갖출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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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와 전파사용료 감면 연장을 검토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알뜰폰 활성화 방안을 오는 11월에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도매제공 의무를 가진 SK텔레콤의 월 5만9천원 24GB 중간요금제는 알뜰폰에서 월 4만원대에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월 2천원 차이에 데이터제공량이 크게 7GB까지 차이를 보이는 통신 3사의 중간요금제보다 알뜰폰이 더욱 차별화된 요금제를 선보일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