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대통령경호처가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인근의 경호구역을 확장 재지정했다.
경호처는 21일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평산마을에서의 집회 시위 과정에서 모의 권총, 커터칼 등 안전 위해요소가 등장하는 등 전직 대통령의 경호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라며 이같이 밝혔다.
경호처는 "기존 경호구역은 사저 울타리까지였으나 이를 울타리로부터 최대 300m 확장한 것"이라며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평산마을 주민들의 고통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경호처는 "이번 조치는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에 의거한 것으로 22일(월요일) 0시부터 효력이 발생한다"며 "이에 따라 대통령경호처는 경호구역 확장과 함께 경호구역 내에서는 검문검색, 출입통제, 위험물 탐지, 교통통제, 안전조치 등 경호경비 차원의 안전 활동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경호처의 결정은 윤 대통령의 지시사항이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지난 19일 국회의장단과 만찬에서 경호 구역을 확대해야 한다는 요청이 있었다"며 "이를 윤 대통령께서 경청하고 곧바로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경호구역 확장만 하지 말고 김용현 경호처장에게 문 전 대통령을 직접 찾아뵙고 설명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경호처에 따르면 이에 김종철 경호처 차장이 전날(20일)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해 이번 조치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을 설명했다.
경호처 관계자도 "대통령의 지시사항으로 곧바로 경호구역 확대가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이같은 지시는 지난달 6월7일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도어스테핑)에서의 입장을 전향적으로 수정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당시 도어스테핑에서 문 전 대통령 사저 주위에서 벌어지는 보수단체 등의 시위에 대해 "법에 따라서 되지 않겠나"며 "대통령집무실도 시위가 허가되는 판"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6일 문 전 대통령 사저 인근에서 시위하던 한 60대 남성이 '커터칼'을 휘두른 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되는 등 문 전 대통령과 마을 주민의 안전이 위협받자 윤 대통령이 국회의장단의 요청을 받고 전격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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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의 이번 지시로 행정부와 입법부간, 여야간 협치의 물꼬를 트는 계기란 평가가 나온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