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20살짜리 대학생이 주식투자로 한 달 새 1100만달러(약 1460억원)을 벌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서던 캘리포니아대에서 응용수학과 경제학을 전공하는 대학생 제이크 프리먼은 지난달 가정용품 유통체인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Bed Bath & Beyond)사의 주가가 하락하자 자신이 와이오밍주에 설립한 지주회사를 통해 주당 5.50달러(약 7299원)에 496만주를 샀다가 지난 16일 이 회사 주식이 27달러(약 3만6000원)까지 오르자 모두 처분했다. 이날 종가는 20.65달러(약 2만7400원)이었다.
이 거래로 프리먼의 지주회사는 1억3000만달러(약 1725억원)를 회수했고 순이익만 약 1억1000만달러에 달했다.
프리먼의 매도 타이밍이 절묘했다. 프리먼이 처분한 뒤 24시간이 채 안지났을 때 행동주의 투자자 라이언 코언이 자신의 벤처캐피털사인 RC 벤처사를 통해 취득한 베드 베스 앤드 비욘드사 지분의 9.8%를 처분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 주가가 급등한 것은 코언이 주식을 사모은다는 소식이 온라인에 널리 유포되면서였다.
코언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주식 매도의사를 신고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가 몇 시간 만에 폭락했다. 18일 종가는 18.55달러(약 2만4616원)이었고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도 35센트(약 464원)이 떨어졌다.
코언은 개미 투자자들의 게임스탑 매수를 주도한 사람이어서 소규모 투자자들 사이에 추종자가 많다. 지난 2020년 말과 2021년 초 기관 투자자가 비디오게임 도매회사인 게임스탑의 주식을 공매도하는 것에 맞서 개미 투자자들이 대거 주식을 사들이면서 주가가 5달러에서 480달러로 폭등한 사건을 코언이 주도했다. 매출이 신통치 않았던 오프라인 판매 체인 점 주식이 이처럼 폭등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었으며 이 때부터 소위 밈 주식(meme stock: 입소문을 타고 주가가 급등하는 주식)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개미 투자자들이 힘을 합쳐 월가의 대형 기관투자자들의 공매도에 맞선 사건이다. 당시 공매도에 나섰던 헤지펀드가 파산하기도 했었다.
코언은 온라인 애완동물 식품회사 츄이(Chewy)를 설립했고 뒤에 게임스탑의 이사회 의장이 됐다. 지난해 게임스탑을 회생시키겠다는 그에 대한 지지가 폭발했고 게임스탑은 밈 주식의 시초가 됐다. 뒤를 이어 극장체인 AMC, 스마트폰 제조사 블랙베리(Blackberry), 통신회사 노키아(Nokia) 등이 밈 주식으로 떠올랐다.
프리먼은 친구와 가족들로부터 투자를 받아서 프리먼 캐피털을 설립했다. 뉴저지주의 헤지펀드인 볼라리스 캐피털에서 인턴으로 일한 경력이 있다.
그는 지난 7월 21일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사 이사회에 보낸 서한에서 "회사가 생존 위기에 직면해 있다"면서 보유 현금을 빠르게 소진시키는 대신 자본구조를 바꿔 투자를 받도록 권고했다. 이어 "프리먼 캐피털사가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사의 부채를 줄이고 자본금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드 배스 앤 비욘드는 몇 년 동안 고전해왔다. 올 1분기 매출은 지난해 1분기 대비 25% 하락해 3억58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부채도 13억7000만달러에 달했다.
그 뒤 이 회사 주식이 온라인에서 주목을 끌면서 300% 이상 급등하자 프리먼이 주식을 처분한 것이다.
프리먼은 "주식이 이렇게 급등할 줄 몰랐다"면서 하락 위험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베드 배스 앤 비욘드 재무구조가 개선되면 주가가 오를 것으로 생각한 것은 사실이다. 주가가 너무 올라 위험을 감수할 수 없다고 느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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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먼과 그의 제약회사 임원 출신인 삼촌 스콧 프리먼은 환각제 제약회사 마인드 메디신(Mind Medicine)사 주식도 보유하고 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