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이후 침체되던 가상자산 시장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가상자산 시세가 언제쯤 상승세로 본격 전환될지 업계 모든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최근 일부 가상자산 거래소는 시세 상승 시점을 예측한 분석들을 내놓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다른 부분도 있지만, 내년 이후부터는 가상자산 투자가 확대될 것이란 의견이 많이 보인다.
이런 분석들은 금융 분야에서 걸출한 경력을 쌓은 각사 전문 연구원들이 여러 정보와 각종 분석 기법을 활용해 나왔다. 전망을 뒷받침하는 나름의 근거가 있고, 투자자의 최대 관심사인 만큼 내용을 기사화한 경우가 여럿 있었다. 누군가에게는 가상자산 투자에 참고할 만한 정보일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투자자들은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내놓는 시장 분석 보고서에 대해 대체로 냉소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정책 변화를 세심히 분석한 내용도, 가상자산 시세를 기술적으로 분석하는 도구도, 거시경제 관련 요인을 짚어본 분석도 설득력을 갖지 못했다.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이런 반응엔 이유가 있다. 투자자들은 거래소가 내놓는 분석에 어떤 '속셈'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매수하면 향후에 투자 이익을 얻는다는 장밋빛 미래를 제시함으로서 침체된 거래량을 늘리려는 의지가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분석을 하는 주체가 가상자산 거래소인 이상 이런 의심은 완전히 떨치기 어렵다. 가상자산 시세에 따라 업황이 크게 좌우되는 사업자라서다. 아무리 정성껏 "크립토윈터가 언젠가는 끝난다"고 주장해도, 전망보다는 희망으로 비춰지기 쉽다. 거의 모든 보고서가 장기적으로는 시장 상황이 희망적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는 점도 이런 의심을 부추긴다.
마찬가지로 위험자산인 주식을 분석하는 증권업계 보고서도 주가를 다소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경향이 있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종목의 적정가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는 점, 투자가 과열된 종목과 투자 유의 사유를 짚어주는 노력도 나타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주식 투자자들에게 "그럼에도 읽어볼 필요는 있다"고 추천되는 이유다.
가상자산 거래소도 각사 정책에 따른 투자 유의 종목을 지정 및 안내하고는 있다. 다만 다양한 근거를 가져와 시세 상승을 전망하는 것과는 달리, 투자 유의 종목 안내는 간단하기 그지없는 경우가 대다수다. 거래소의 부정적인 언급이 해당 프로젝트에 자칫 막대한 피해를 끼칠 수 있다는 우려는 이해된다. 그러나 기자가 아닌 투자자에겐 이런 사정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위험 고지는 소홀하고, 회사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시세 상승 전망에만 몰두하는 것으로 보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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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들이 거래량 확대만을 염두해 시장 분석 보고서를 내놓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보다는 블록체인 업계가 공통적으로 갖는 고민인 '접근성'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가상자산 시장에 관심을 갖는 예비 투자자가 참고하기 좋은 자료들이다. 그 동안 발간된 보고서 주제들을 살펴보면서 받은 인상이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를 계기로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 업계는 강력한 투자자 보호 조치를 시행하기 위해 여러 공동 대책을 모처럼 모색 중이다. 보다 안전한 투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업계 노력에 이런 측면의 고민이 담겼으면 한다.